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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내사랑/D-51]대구경기장 '잔디박사' 성영탁씨

입력 | 2002-04-09 18:32:00


“월드컵 출전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경기장 잔디 관리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월드컵종합경기장 관리사무소 성영탁(成映卓·42) 주임은 ‘잔디박사’로 불린다. 그는 요즘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의 잔디를 돌보느라 밤낮을 잊었다.

그의 일과는 잔디 물주기와 깎기, 비료주기, 약재 살포, 토양에 공기불어넣기 등 잔디를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그의 치밀한 잔디 관리 덕분으로 월드컵 경기가 벌어질 대구종합경기장 내 잔디는 초록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 녹색 광채로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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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는 경험을 토대로 갓난아기를 돌보듯 온갖 정성을 다해 돌봐야 합니다. 단순히 이론과 지식만 갖고 대하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지요.”

2000년 7월 대구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대구시에 특채된 그는 88년부터 10여년간 대구와 경북지역의 대형 골프장 필드 등을 관리해 온 잔디 전문가.

경북대 농과대 농학과와 석사 과정을 거쳐 현재 박사과정(조경학과)을 밟고 있는 그는 한국조경학회, 한국잔디학회, 한국정원학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대구 종합경기장 잔디는 켄터키블루 그래스(80%)와 피레니얼 라이 그래스(20%)로 추위에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게 특징.

특히 15∼25도의 봄 가을에 왕성하게 자라는 한지형(寒地型)의 양잔디로 겨울에도 푸른빛이 돌아 사철 녹색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

또 경기장 이용 후 정상 회복 속도가 빠르고 질감이 뛰어나 세계적인 축구경기장은 대부분 이 잔디를 채택하고 있다.

그는 “경기장 잔디가 고온다습한 날씨와 병충해에 약한 만큼 6월부터 시작되는 장마철에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배수시설 확충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경기장은 6월10일 한국팀의 1승 상대로 꼽히는 미국과의 경기가 벌어지는 만큼 그때까지 잔디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놓겠다”면서 “한국 대표팀이 꼭 이겨 16강에 진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