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였던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1510∼1560) 선생을 기리는 춘향제(春享祭)가 9일 오전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범(李準範) 전 고려대 총장, 김상준(金相駿) 삼양염업사 고문, 박종달(朴鍾達) 광주향교 재단이사장, 이곤환(李昆煥) 대구향교 유도회장, 오병조(吳炳祚) 광주시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장, 김영(金英) 문중 도유사, 김흥식(金興植) 장성군수와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춘향제는 제관들이 제물을 바치는 봉진례(奉進禮), 비단을 바치는 전폐례(奠幣禮), 술잔을 바치는 초헌례(初獻禮)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초헌관을 맡은 이 전 고려대 총장은 “하서 선생은 영남의 퇴계 선생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조선시대 도학에 큰 자취를 남긴 호남의 대현(大賢)”이라고 소개했다.
제를 마친 뒤 김진웅(金鎭雄) 부산기계공업회장은 서원 내 청절당(淸節堂)에서 ‘인종과 하서선생의 절의’를 주제로 강론했다.
그는 “하서 선생은 인종이 세자로 책봉됐을 때 도학과 경세사상을 가르치고 그의 학문을 완성시킨 주인공으로 인종이 승하한 이후 여섯 번이나 벼슬이 제수됐으나 모두 사양하고 한 임금만을 섬겼다”며 “선생이 타계한 뒤 236년 만에 정조가 도학과 절의, 문장을 겸비한 사람은 하서 선생 한 명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선생의 학문적 위업은 독보적이었다”고 말했다.
국가사적 제242호인 필암서원은 호남 유림이 하서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선조 때 창건한 사우(詞宇)로, 호남지역 서원으로는 유일하게 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 피해를 보지 않은 유서 깊은 곳이다.
장성〓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