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잔디와 메이저리그급 최신 시설, 여기에 신나는 파도타기 응원까지…. 항구도시 인천에 문학야구장 시대가 활짝 열렸다.
9일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개장기념경기인 SK-한화전은 야구 보는 맛을 느끼게 해줬다. TV에서나 보던 그림 같은 구장에서 2만7000여명의 팬들은 편안하게 게임을 즐겼고 선수들도 마음껏 파인플레이를 펼쳤다.
3만4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4층, 지상 5층짜리 문학야구장은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구장. 순수 건축비만 555억원이 들었고 외야엔 2대의 43억원짜리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투수들이 몸을 푸는 불펜이 외야펜스 뒤에 설치됐고 더그아웃엔 불펜을 비춰주는 TV모니터가 있어 코칭스태프가 수시로 투수들의 상태를 체크할 수도 있다. 또 4700대를 수용하는 주차시설과 직장인들과 가족단위로 경기를 관람하는 ‘스카이박스’까지 구비돼 있다.
물론 ‘옥에 티’도 있었다. 외야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펜스까지의 거리를 알려주는 ‘워닝트랙’이 3m거리로 짧았고 지하로 파인 더그아웃의 의자가 낮아 선수들이 경기를 보기 불편한 문제점도 발견됐다. 한화 이광환 감독은 “원정 더그아웃의 경우 운동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가운데에 하나밖에 없는 것도 문제”라며 “판정에 항의라도 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올라가려면 성질 급한 감독들은 감독석 앞의 담을 뛰어넘어야 할 수밖에 없다”고 좀더 세심한 배려를 아쉬워했다.하지만 이제 21년째로 접어든 우리 프로야구도 이런 최신 구장을 보유한 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 팬들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손뼉을 치던 시절에서 벗어나 영화관람석 같은 등받이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경기를 즐기게 된 사실이 반갑다.
문학〓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