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자금을 잡아라.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다 많은 자금을 유치하려는 투신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경쟁은 신상품 개발에서부터 법인자금 유치작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시중자금이 빠른 속도로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
▽신상품 개발〓올 들어 투신사들은 목표 자산이 수조원 단위인 대형 펀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한국투신이 1월29일 3조원 규모의 그랜드슬램을 내놓았고 삼성투신이 2월5일 1조원 규모의 삼성팀파워90을 출시했다. 3월에는 대한투신이 5조원을 목표로 하는 갤롭코리아를, 마이애셋자산운용이 1조원짜리 애국성장형펀드를 내놓았다.
기존의 상품을 새롭게 구성하기도 한다. LG투자증권은 과거 수익률이 높았던 인덱스형과 성장주식형 주식혼합형 등 3가지 상품을 선별해 고객이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한 ‘LG드림펀드 시리즈’를 홍보하고 있다.
▽판매망 확충〓올 1·4분기에 투신사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주식형 펀드에 유치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은 은행권 판매회사의 덕을 톡톡히 봤다. 현재 회사의 대표펀드인 템플턴그로스 펀드를 팔고 있는 17개 판매사 가운데 은행이 7개이고 증권이 10개. 그러나 올 들어 은행이 공격적인 자금유치에 나서 유입자금의 85%를 끌어들였다.
회사 관계자는 “은행은 증권사보다 전국에 지점이 많고 은행 고객이 증권사 고객보다 간접투자에 관심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투자설명회〓대한투신이 동아일보와 함께 주최하고 있는 ‘주가지수 네자릿수 시대를 준비하는 재테크강좌’에는 연일 많은 투자자가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대한투신은 3월 한달 동안 펀드매니저를 전국 지점에 보내 주요 고객을 상대로 현장투자설명회도 벌였다.
삼성투신도 주요 영업직원 및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한 홍보 활동도 많다. 한국투신은 월드컵기념 이벤트를 열고 주식형 펀드를 2000만계좌 이상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붉은악마 티셔츠와 축구용품 세트를 줄 예정. 월드컵 입장권 39장도 준비돼 있다.
투신업계의 공동 상품인 ‘월드컵 지원 공익펀드’도 나왔다. 현대투신이 판매하는 파이팅코리아나폴레옹펀드는 고객이 펀드에 가입할 때 내는 선취수수료의 일부를 공익기금으로 모아 어린이 축구교실을 지원하는 등 공익사업에 사용할 예정.
▽법인자금 잡기〓규모가 큰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일반 회사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은 더더욱 치열하다.
김창수 대한투신 투신법인1부장은 “20여명의 직원이 몇 번씩 상대편 자금 담당자를 방문해 증시 상황과 상품을 설명하고 투자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여러 번 한다”고 말했다. 윤성도 한국투신 투신법인1부장은 “법인들의 구미에 맞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상품개발연구소와 법인영업부, 운용사 관계자가 빈번하게 모여 회의를 한다”고 말했다.
현대투신은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 등 서민대상 금융기관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달 6일부터 법인자금 전용펀드를 팔고 있다.
▽자금 얼마나 들어왔나〓투신협회에 따르면 1·4분기 중 투신권에 유입된 자금은 모두 15조원. 이 중 주식형 펀드에 1조7455억원이 들어온 것을 비롯,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 등 주식과 관련이 있는 상품에 모두 7조2866억원이 유입됐다.
삼성투신은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채권 등 다른 금융상품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1분기순수주식형 펀드 자산 증감 (단위:억원)운용사증감액 운용사증감액삼성투신999 신영투신145대한투신1,837 동원BNP316한국투신2,927 국은투신-583현대투신-9 대신투신246주은투신1,090 SK투신167제일투신573 하나알리1,310LG투신1,693 미래에셋-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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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투자신탁협회·삼성투신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