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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플라자]동양증권 노근환팀장의 유망종목 고르기

입력 | 2002-04-10 17:36:00

노근환 팀장


소박한씨는 결혼생활 7년 만에 내집 마련 꿈을 이룬 후 전자제품 전문상가인 테크노마트에 가서 HDTV를 샀다. 소박한씨는 TV의 품질과 가격, 디지털방송의 장래 등을 꼼꼼하게 저울질한 끝에 A사의 32인치 평면 HDTV를 사기로 결정했다.

주식을 살 때 거쳐야 하는 의사결정은 기본적으로 소박한씨가 TV를 구입할 때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의 투자행태를 보면 이 사실을 모르거나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건 고르는 것과 같아▼

우선 소박한씨는 많은 쇼핑몰 가운데 테크노마트를 선택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구입할 제품에 대한 정보 입수와 품질 및 가격 비교를 가장 쉽고 빠르게, 그리고 비교적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일단 관심종목을 일정한 테두리 내에서 한정할 필요가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치면 1450개사, 1650여 종목이 상장·등록되어 있다. 정보 입수의 용이성과 분석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투자자들은 기본적인 관심종목의 범위를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커버하고 종목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리서치센터마다 다르지만 커버하고 있는 기업의 숫자는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200∼300개사다.

▼싸구려 주식엔 다 이유가▼

백화점에서 옷을 고르든, 테크노마트에서 TV를 고르든, 일상의 경제생활에서 우리는 항상 가격(시장가격)과 가치(품질, 성능, 효용)를 함께 고려하여 물건을 산다. 재래시장에서 콩나물을 사는 주부도 같은 값이면 가장 질 좋은(best value) 콩나물을, 같은 품질의 콩나물이면 가장 저렴한(best price) 것을 찾는다. 소박한씨가 TV를 구입할 때 가격은 제품에 표시된 시장가격이고 가치(품질, 성능)를 결정하는 것은 화면의 크기와 평면도, 그리고 화질이었다. 이들을 비교한 후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좋은 것을 구입하는 것이 소박한씨의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들의 의사결정방법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에서 가격과 가치는 무엇일까? 주식의 가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은 잘 알다시피 주가다. 그리고 또 하나 시장주가로부터 구할 수 있는 다른 변형지표들, 예를 들면 PER(주가수익배율)이나 PBR(주가순자산배율)도 가격을 표시하는 숫자들이다. PER나 PBR가 높은 주식은 일단 비싼 주식이라고 간주하면 된다.

그러면 저PER나 저PBR 종목은 좋은 것인가? 아마도 싸다는 이유만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렴한 물건은 대체로 디자인이 나쁘거나, 품질이 떨어지거나 하는 이유들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어느 종목의 PER나 PBR가 낮다면 무조건 사기에 앞서 우선 그 이유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증권사 분석자료 활용을▼

증권투자의 세계에서 소중한 돈을 잃기를 원하지 않는 투자자라면 적어도 주식(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일반투자자라 할지라도 영구성장모델에서 적정 PER나 적정 PBR 공식이 어떻게 결정되고 그것을 투자에서 어떻게 활용할까에 대한 기본지식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항상 당하기만 하는 불쌍한 개미그룹에서 졸업할 수 있다.

주식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ROE(자기자본이익률)와 이익성장률 및 자기자본비용 등이다. 이들 요소는 TV를 구입할 때 고려하는 화면의 크기, 평면도, 화질이나 마찬가지다. EPS증가율이나 ROE, 시장PER 등은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발간되는 기업실적추정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그것만 잘 이용해도 종목선택 방법이나 수익률이 한 차원 높아질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www.myasset.com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