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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플라자]“고객 입맛따라” 은행 맞춤형 펀드 뜬다

입력 | 2002-04-10 17:36:00


시중자금이 정기예금 적금 등 은행의 고유상품으로만 몰리던 지난해 주목을 끌지 못했던 은행권 신탁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권은 특히 “전문가에게 믿고 맡기라”는 기존의 신탁상품 운용방식과는 달리 목돈을 맡기는 고객의 투자견해를 충분히 반영하는 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8일부터 개인 큰손 고객이나 기업고객을 위한 맞춤 상품으로 ‘노블레스 신탁’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식 활황세를 맞아 맡긴 돈의 100%까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순수 주식형 상품이다. 크리스탈 코스모 선애셋 등 소규모 투자자문사의 조언을 받아가며 신한은행의 펀드매니저가 투자하는 방식. 이승호 대리는 “대형 자문사가 개인 고객의 자산관리에 소홀해 질 수 있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객의 돈을 섞지 않는 ‘단독 펀드’라는 점도 특징이다. 따라서 고객이 “시장이 불안하니 주식은 모두 처분해 달라”거나 “삼성전자 편입비율을 대폭 늘여달라”는 등 입맛에 따른 주문사항을 그때그때 반영할 수 있다. 또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언제든지 채권형으로 바꿀 수 있다. 분기마다 펀드매니저와 대면 간담회도 열 계획이라는 것이 은행측 설명. 최저 1억원을 1년간 맡겨야 하며, 3개월 이상 맡겼다면 중도해지 수수료가 없다.

한미은행도 2000년 초부터 고객 뜻대로 펀드를 구성하는 ‘셀프디자인 신탁’ 상품을 지금까지 3조원어치 팔았다. 이 상품의 특징은 만기가 1∼3개월짜리인 초단기상품. 물론 투자결과에 따라 배당받는 실적상품이지만 우량기업의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이 발행될 때 투자한 뒤 만기까지 3개월간 보관하는 방식이어서 사실상 확정금리(CP의 표면금리)가 적용된다. A등급 기업의 CP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는 점에서 ‘정기예금보다 높은 확정금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 한미은행 황의하 과장은 “금리전망이 불투명한 시기에 단기로 자금을 굴리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