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서 집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더 절실히 느끼게 돼요.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에 등이 휠 것처럼 힘들 때 집이야말로 유일한 안식처 아닐까요?”
방송인 허수경(35)이 풀어놓은 ‘집 예찬론’이다. 그녀는 ‘머리카락 한 올 흘리면 큰일날 것 같은 아름답고 예쁜 집’보다는 ‘사람 냄새 물씬 나고, 자잘한 살림살이가 사랑스럽고 애틋하게 느껴지는 집’이 좋다고 말한다. 집에 대한 그녀의 이런 철학은 최근 펴낸 책 ‘허수경의 숨쉬는 집’(시공사)에 그대로 녹아 있다.
“7년 전 제가 방송 프로그램(‘선택, 토요일이 좋다!’)을 통해 처음 인테리어를 선보였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어요. 이제 인테리어는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 누구나 꿈꾸고 노력하는 생활의 한 부분으로 정착한 것 같아요.”
평소 인테리어를 비롯해 요리 등 살림살이 전반에 관심이 많던 허씨는 그동안의 방송 경험과 취미를 살려 책을 펴내기에 이르렀다. ‘아름다운 집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라 ‘아름다운 집을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소개하는 허씨.
“요즘 인테리어를 하려면 평당 100만원이 넘어요. 보통 주부들에겐 너무 먼 얘기죠. 제 나름대로 집들을 찾아서 최소한의 가격으로 공사하고 아주 실용적으로 고친 얘기를 담았어요. 인테리어의 가격 파괴에 도전했다고 할까요? 좋고 예쁜 집이야 돈 있으면 다 할 수 있는 건데, 저까지 나설 필요는 없잖아요?”
진정한 인테리어는 가족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허씨. 오랜 방송생활에 지쳐 있던 그녀는 뭔가 창조적인 일을 찾고 싶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생활에 관련된 아이템을 찾아 발로 뛰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겠다고.
< 신을진 주간동아 기자 > happye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