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0일 어떤 목적의 인간배아 복제에도 반대한다며 이를 입법화해달라고 상원에 촉구함으로써 인간배아 복제에 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인간배아 복제에 반대하는 과학자, 종교인 등을 면담한 뒤 연설을 통해 “나는 생식용과 치료용의 인간배아 복제를 모두 금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인간배아 복제를 금지시키는 포괄적 법안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자녀들은 사랑 받고 존중받아야 할 신의 선물이지 설계, 제조되는 상품이 아니다”며 “도덕적 목적을 결여한 의학연구는 후회하며 살게 될 세상으로 윤리적 나침반이 없이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태아의 배아에서 추출한 64개의 줄기세포에 국한해 연방정부가 질병치료 연구 예산을 지원토록 허용한 바 있으나 인간배아 복제엔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미 하원은 지난해 7월 모든 인간배아 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265 대 162로 통과시켰다. 상원에는 인간배아 복제를 전면 금지시키는 법안과 생식목적의 복제는 금지하되 질병치료를 위한 연구용 복제는 허용하는 법안이 함께 상정돼 있어 어떤 법안이 통과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리처드 가드너 박사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기고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복제인간을 출산한 산모는 악성자궁암인 융모막암에 걸릴 위험이 있으며 복제된 아기는 일찍 죽거나 심각한 장애를 지닌 채 살아가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