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사랑하는 주부들의 섬세한 손길로 월드컵을 준비하면 이번 월드컵축구대회는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지난해 전국 주부축구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전국 최고의 주부축구단 가운데 하나인 현대주부대학 캉가루축구단의 장순천(張順天·39·울산 동구 방어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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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이번 월드컵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국제 축구축제이기 때문에 주부축구단이 나서 월드컵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현대주부대학은 울산지역 현대 관계사 직원 부인들의 교양강좌를 위해 90년 3월 설립된 1년 12주 과정의 교양대학으로 지금까지 24기 7757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이 대학 내 축구동호회로 96년 12월 창단된 캉가루축구단은 지난해 열린 문화관광부장관기와 대전시장기 쟁탈 전국 주부축구대회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학창시절부터 운동을 유난히 좋아했는데 남편(현대중공업 근무),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해보니 재미있어 주부들과 함께 축구팀을 만들었어요. 울산 동구는 천연 잔디구장과 인조 구장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축구를 즐기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다음달 6, 7일 울산에서 열리는 제1회 여성부장관기 쟁탈 주부축구대회를 위해 동료 33명과 함께 한 달 전부터 매일 오전 10시부터 두시간씩 울산 서부구장 연습구장에서 발을 맞추고 있다.
이 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현대 유소년축구팀 천대훈(千大勳·35) 코치는 “주부들이 매일 하는 고된 연습에 빠지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프로선수 못지않다”고 말했다.
캉가루축구단을 중심으로 한 현대주부대학은 지난해 6월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에서 관중에게 질서캠페인 문구가 적힌 부채 1만개를 나눠줬으며 올 2월에는 ‘월드컵 D-100일 기념 아줌마 축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장 회장은 “울산은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브라질 스페인 터키 등 3개국이 준비캠프를 차릴 정도로 축구도시로 자리잡았다”며 “우리 주부 축구단도 울산 월드컵대회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가족을 돌보는 자세로 정성껏 참여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