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후보 진영이 경선 전략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가장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되는 부분은 ‘김심(金心)’ 논란이다.
이 후보의 측근 참모들은 “이번 싸움의 본질적 대상은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아니라 김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다”며 ‘음모론’에 입각한 강공 드라이브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현역 의원들은 이 후보가 DJ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것을 몹시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동교동계 이훈평(李訓平) 의원 등은 “이런 식이라면 캠프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공공연히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노 후보에 대한 이념 검증 방식을 놓고도 입장차가 불거지고 있다. 김기재(金杞載) 장성원(張誠源) 의원 등 온건파들은 “순수한 정책대결로 가야한다”는 입장이지만, 강경파 참모들은 노 후보 장인의 부역 문제를 비롯한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도 ‘걸리는 대로’ 폭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11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일부 방송이 ‘노선투쟁은 계속하되 주로 내 (정책을 설명하는) 얘기를 많이 하겠다’는 것을 잘못 넘겨짚어 보도했다”며 전날의 혼선경위를 해명했으나 캠프 내 강온파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