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유례없는 `타고투저'를 주도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올시즌에는 `투고타저'로 완전히 돌아선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펠릭스 호세와 타이론 우즈(두산)로 대표되던 용병 슬러거들이 맹위를 떨쳤던 반면 올해에는 새로운 용병 투수들이 타자에 비해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올해 용병들의 투고타저는 지난 11일까지의 성적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방어율 순위 10걸에 마이크 키퍼(기아)와 빅터 콜(두산), 메르퀴 토레스(현대) 등 3명이 올라 있지만 타격 10걸에는 아모리 가르시아(한화)만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97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만프로야구에서 55승을 기록했던 키퍼는 지난 7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현란한 변화구를 앞세워 8이닝을 7탈삼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초반 호남야구 돌풍의 한 가운데에 섰다.
같은날 키퍼와 맞대결했던 콜도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기아 타선을 맞아 7이닝동안 삼진 10개를 뽑으며 5안타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토레스도 같은날 SK를 상대로 단 1점만을 내줘 승리투수가 됐고 39세 고령 투수 라벨로 만자니오(LG)는 위력적인 투구로 허약한 팀 마운드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용병 타자들은 맥빠진 플레이로 일부 선수는 퇴출대상 후보로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용병들의 부진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바로 롯데.
재계약에 실패한 호세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됐던 제로니모 베로아와 크리스 해체는 연일 헛스윙만 일삼고 있다.
이 때문에 우용득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용병들을 아예 제외시키고 토종들로만 짜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또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던 우즈 역시 최근 6경기에서 21타수 2안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LG가 현대에서 데려온 탐 퀸란도 정규시즌 들어 단 1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해 11일 두산전에서는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또 호세 페르난데스(SK)도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에서 타점 1위, 타격.홈런 각 2위를 기록한 실력답지 않게 18타수 무안타로 빈타에 시달리고 있는 등 용병 타자들의 난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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