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제주 월드컵경기장의 경비와 ‘훌리건(열광팬)’ 진압을 맡은 126전투경찰대 작전관 박용식(朴用植·33·사진) 경사.
박 경사는 경기 도중 훌리건 난동으로 선수와 관람객이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원들과 함께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박 경사가 맡은 임무는 훌리건 진압은 물론 경기장 시설안전과 경비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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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기장의 훌리건 진압부대는 모두 3개 중대로 구성돼 있으며 박 경사는 이중 경기장에 상주하는 핵심 중대를 이끌고 있다.
특히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중국과 브라질 예선전이 제주에서 열리게 돼 있어 박 경사는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훌리건의 난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진압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초동진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선수와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경비태세를 점검하고 대원들의 정신교육과 진압훈련, 영어회화 공부 등을 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박 경사는 “단조로운 일과지만 반복훈련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정신자세가 ‘안전 월드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경사는 또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과 경찰자료를 뒤져 훌리건의 동향과 성향을 파악하기도 한다.
이 같은 열정 때문에 그동안 관계기관 합동훈련과 대책회의 등에서 훌리건 난동을 진압하는 최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전사를 제대한 뒤 1994년 경찰에 입문한 박 경사는 형사계 특수기동대 등을 거치면서 ‘다중 진압’에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다.
태권도 3단, 특공무술 2단의 실력과 매서운 눈매는 훌리건 진압의 선봉장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경남 창원 출신인 박 경사는 2년 전 제주로 발령을 받아 줄곧 전투경찰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월드컵이 끝나면 새로운 근무지로 떠나게 된다.
박 경사는 “가족과 떨어진 객지 생활이 힘들기는 하지만 훗날 제주월드컵을 안전하게 지켜낸 수문장이었다는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발걸음을 훈련장으로 돌렸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