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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유명사진작가 주명덕-구본창-민병헌 전시회

입력 | 2002-04-14 17:17:00

구본창 作 '조재현'


주명덕 구본창 민병헌 등 국내의 대표적 사진작가 3인이 함께 사진전을 연다. 1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시작된 이 전시회는 다음달 23일까지 계속된다.

이들 3인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사진은 예술’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 취지에 걸맞게 이들의 작품은 독특하면서도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한 사람당 30여점의 흑백사진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주로 풍경사진 인물사진 자화상사진이다.

주명덕은 어두운 분위기의 숲이나 나무 풍경 등을 주로 포착해온 작가. 이번엔 ‘강화’ ‘금강산’ 등 흰 눈과 검은 숲이 대조를 이루면서 풍경의 색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진을 출품했다. 주명덕이 ‘퇴폐미’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오수미를 촬영한 인물사진도 눈길을 끈다. 긴 머리카락에 살짝 드러난 가슴 등 오수미의 누워있는 상반신 모습이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구본창의 사진은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배 위에서 바다 물결의 표정을 예리하게 포착한 ‘바다’의 경우, 그 물결의 출렁거림이 환상적이다. 또한 인체와 빛이 교묘하게 대비를 이루는 풍경사진 ‘빛을 찾아서’도 흑백사진 특유의 색감을 보여준다. 구본창은 또 심은하, 강수연, 안성기, 조재현, 장진경 같은 유명 스타들의 특징을 포착한 인물사진도 전시한다.

민병헌의 사진은 풍경 인물 모두 지극히 추상적이다. 풍경사진은 추상적이면서도 한 편의 수채화를 보는 듯 맑고 깊다. 민병헌의 누드 인물사진도 독특하다. 자신의 누드 사진, 남녀가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의 사진 등. 그러나 과감하고 노골적인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진은 절제되어 있다. 조명과 인화작업을 통해 추상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절제된 욕망의 미학을 보여준다. 몸이라는 구체적인 대상을 찍었지만 극도의 사실적인 촬영을 통해 구상과 전혀 다른 추상의 미술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02-720-5114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