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프로농구]변칙 對 뚝심 ‘팽팽’

입력 | 2002-04-14 17:49:00


SK 나이츠 최인선 감독(50)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릴 만큼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나 활용되는 패턴플레이를 최초로 적용, 국내 농구수준을 한단계 발전시켰다는 것이 칭찬이라면 좋은 선수를 만나 과실을 챙겼다는 평가는 그에 대한 불신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와 관련해 최감독은 원년 기아(현 모비스)감독시절부터 지금까지 베스트 5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이런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

하지만 이미 4차전까지 끝낸 2001∼2002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최고 스타는 최인선’이란 말이 나올 만큼 최감독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챔프전 뚜껑이 열리기전까지 동양이 그저 1경기 정도 져주면 모를까 1승도 챙기기 힘들다는 전력을 가지고 백중세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것.

배스트 5 중심의 단순한 경기운영으로 ‘색깔이 없다’ ‘재미가 없다’는 혹평을 들었던 최 감독은 챔프전들어 모든 선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팔색조’의 다양한 변칙전술로 농구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최 감독의 선전이 두드러지자 정규리그 1위를 일궈낸 동양 오리온스 김진 감독(41)은 상대적으로 빛을 잃었다.

김 감독은 특별한 작전보다는 SK와의 전력차가 워낙 확연해 ‘선수들의 자만심만 적절히 통제한다면 우승은 따논 당상’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1차전 승리뒤 2차전에서 선수들의 자만심을 잘 다스리지 못해 패했고 4차전에서도 경기중 흥분하는 선수들의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며 또다시 승리를 놓치는 우를 범했다.

4차전 막판 70-75로 뒤진 상황에서 파울작전을 통해 역전의 가능성이 없지 않았으나 김승현과 마르커스 힉스를 모두 빼며 기회를 스스로 날린 것도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대목. 이런 것들을 종합할 때 김 감독은 ‘꼼수’보다는 선수들에 대한 믿음으로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노련미’의 최인선 감독과 ‘뚝심’의 김진 감독. 남은 3경기에서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장이 될지 주목된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