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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거철 사람들 한번 잘못쓰면

입력 | 2002-04-14 18:25:00


비리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최규선(崔圭先)씨의 경우는 비리의혹 자체와 별도로 선거철에 사람을 한번 잘못 쓰면 그것이 두고두고 얼마나 짐이 되는가를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여야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사람들에게 하나의 경종(警鐘)이 될 만하다.

최씨는 지난 97년 대통령선거 때 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보좌역으로 일했고 당선 후에는 정권담당 인수위에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이 경력은 그 후 사업 이권개입 등 그의 갖가지 활동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다. 지금의 ‘최규선의혹’은 97년 대선 때 이미 잉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정권 들어 불거진 무슨 무슨 게이트니, 권력형 비리니, 인사 잡음이니 하는 것들 중 상당수도 이와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리를 주다보니 인사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고, 이런 사람일수록 부정부패의 유혹을 극복하지 못했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경우에도 정권을 등에 업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온갖 악취를 풍겼다.

대선 때 문제가 있는 사람을 쓴 것이 집권 후에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결과적으로 대통령과 국정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여야의 각 대선 후보 캠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거나 기웃거리고 있다. 비단 대선뿐만이 아니라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캠프가 마찬가지다. 이중에는 물론 능력 있고 정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선거철이면 여기저기 옮아 다니는 철새정치인, 과격한 선동분자, 정치브로커, 부정비리 연루자 등 걱정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선거에서 이겼을 경우 이들이 무슨 일을 할지 벌써부터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자신의 선거캠프에 몸담은 인사들 중 또 다른 ‘최규선 의혹’을 만들 사람은 없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