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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베네수엘라’ 차베스의 선택은…

입력 | 2002-04-15 17:55:00


쿠데타에 이은 역(逆)쿠데타. 이틀 만에 두 번이나 정권이 바뀐 베네수엘라 사태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라틴아메리카 현대사에서 가장 극적인 한 페이지”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혼미한 정국 속에서 권좌에 복귀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급진화냐, 온건화냐〓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 차베스 대통령의 앞길에는 급진화와 온건화의 두 가지 선택이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외세를 배격하는 포퓰리즘 성격의 ‘볼리바리어니즘(Bolivarianism)’ 노선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다. 반(反)쿠데타 세력의 주축이 이들 노선의 지지자들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특히 쿠데타 위기를 겪은 차베스 대통령이 전통적 지지세력인 강경 좌파와 군부시절 동료들에게 기댈 경우 그 가능성은 더 커진다.

하지만 그가 이번 쿠데타를 계기로 좀더 온건노선을 선택할 가능성도 쉽게 배제할 수 없다. 그는 권좌 복귀 직후 “정적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으며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됐던 국영석유회사(PDVSA) 파업 문제를 가라앉히기 위해 신임 사장을 신속히 임명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어떤 노선을 택하든 △이번 사태로 불거진 부유한 기득권층과 빈민층 사이의 갈등을 치유하고 △급증한 군부의 영향력을 어떻게 통제하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주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15일 지적했다.

▽유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듯〓차베스 대통령의 복귀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 보도했다.

그동안 차베스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감산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국제유가 인상을 주도했던 전력 때문.

실제로 그가 실각했던 12일 OPEC와의 ‘협조 감산’ 중단 전망으로 급락세를 나타냈던 국제유가는 14, 15일 이틀 연속 반등했다.

14일 뉴욕현물거래소(NYMEX)의 전자거래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배럴당 0.88달러 오른 24.02달러로 장을 마감했으며 15일 런던에서는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0.26달러 오른 24.55달러로 장을 시작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