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투자 관광 등 한국과 중국의 경제교류 활성화로 한중 간 항공 여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한중 노선에서 처음으로 인명피해가 100명이 넘는 대형 항공사고가 발생했다. 세 동강이 난 항공기의 동체에서 폭발로 인한 불길이 치솟고 희생자들의 시신이 산중턱 여기저기에 흩어진 사고 현장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사고조사반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지만 짙은 안개와 강한 바람 때문에 김해공항을 포기하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비행기가 다시 김해공항으로 와 착륙을 시도하다 사고를 낸 경위가 석연치 않다. 조종사 등 운항 관계자들이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한 것인지, 단순한 조종사의 실수인지 원인 규명이 명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중 노선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곧바로 한국인들의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사고 항공기의 탑승자 가운데 80% 이상이 한국인이었고 작년 한중 간 항공 여객 178만명 중 72.5%인 129만명이 한국인이었다. 중국 항공기의 안전이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통계수치이다.
한중 노선은 98년 이후 연평균 37%의 성장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여객이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세계의 손님들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월드컵을 앞두고 중국 제일의 국영항공사 소속 여객기가 이러한 사고를 낸 것은 유감이다.
미국은 자국민들의 보호를 위해 자국에 취항하는 나라의 항공안전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기준에 미달되면 항공안전 위험국으로 분류해 제약을 가하고 있다. 한국은 얼마 전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의해 항공안전 위험국으로 분류됐다가 가까스로 회복되는 수모를 당했다.
정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라 중국의 항공 안전규정과 정비 실태 및 기술 등에 대해 항상 비상한 관심을 갖고 항공안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생존자들의 치료와 희생자들의 보상을 포함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