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기각에 불만을 품은 검사가 술에 취한 채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판사를 찾아가 항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광주지검 특수부 김모 검사(37)가 13일 오후 9시경 최공인(崔公仁·72) 전남 신안군수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광주지법에 청구한 구속영장이 김모 판사(32·여)에 의해 기각되자 술에 취한 채 찾아가 항의했다.
김 검사는 김 판사에게 “피의자가 자백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 있느냐”며 “이런 식으로 영장을 기각하면 어떻게 수사하느냐”고 항의했다. 김 판사는 “수뢰 사실을 인정한 데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고령인 점을 감안해 영장을 기각했다”며 “당시 김 검사에게 불만이 있으면 영장을 재청구하라며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검사는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기각 사실을 전해 듣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다소 흥분해 실수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광주지법 판사 25명은 이날 오후 광주지법 회의실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광주지검장의 공식 사과와 검찰의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5월 전남 목포시 군수 관사에서 S건설 대표 명모씨(59)에게 건설공사 수주와 관련해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 군수에 대해 15일 영장을 재청구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