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아버지 소유 회사에 병역특례요원으로 등록한 뒤 지정분야 근무 규정을 어기고 사실상 경영수업을 받는 등 산업활동 지원을 위한 병역특례제도를 부당하게 운영해 온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정부합동조사반은 지난달 전국의 26개 병역특례지정 벤처기업 및 부설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점검대상 기업 모두에서 1건 이상, 총 34건의 불법 또는 부당 운영사례를 적발했다고 국무총리국무조정실이 15일 밝혔다.
사업주의 아들을 병역특례요원으로 받아들인 5개 기업은 모두가 아들을 인사 경리 영업 등으로 순환 근무시키면서 경영수업을 받도록 하거나 출근카드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특례요원 편입 취소 때 현역으로 근무해야 하는 병역특례요원의 불안정한 신분을 악용해 법정근로시간보다 최대 2배 가까이 중노동을 시키고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학원에서 3개월 정도만 공부하면 병역특례요원(산업기능요원) 선발에 필요한 자격증을 쉽게 딸 수 있어 이를 악용할 소지가 많다”며 “사업주의 직계비속을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할 수 없도록 병역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병역특례제도는 병역의무대상자 가운데 전문연구요원(석박사 이상)과 산업기능요원(국가기술자격증소지자)을 뽑아 3∼5년 동안 대체복무토록 하는 제도로 지난해 말 현재 병역특례업체와 병역특례자 수는 각각 1만4769개와 8만5000여명에 이른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