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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너무 풀려…이르면 내달 금리인상

입력 | 2002-04-16 16:11:00


저금리로 대출이 급증하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

통화당국은 통화량 감시지표인 총유동성(M3)이 연간 감시범위를 초과함에 따라 물가 안정과 통화 환수를 위해 콜금리를 인상할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국은행이 16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M3 증가율은 1월 11.6%에 이어 3월 12% 초반 수준으로 높아져 연간 감시범위(8∼12%) 상한선을 넘어섰다.

3월 M3은 1050조원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이다. M3은 현금과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금전신탁, 양도성예금증서, 상업어음, 표지어음 등이 포함된 가장 넓은 범위의 통화지표.

또 현금에 요구불예금을 더한 통화(M1)는 3월 증가율이 26.0%에 달했다. 이는 54조원 수준으로 역시 사상 최고치이다.

한은은 가계대출이 1·4분기에 작년의 4.6배인 17조4000억원 급증하고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가격의 큰 폭 상승을 초래하는 등 저금리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비전21 토론회에서 “시중금리가 이미 올라 콜금리를 올려도 피해가 크지 않을 것” 이라며 “시장이 예상하고 있을 때 금리를 인상하고 그 시기는 시장의 예상과 3개월 정도의 오차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한은이 4일 “시장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 고 밝힌 바 있어 5∼6월 중에 콜금리(현재 4.0%)를 0.25∼0.50%포인트 인상할 뜻을 시사한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박총재는 “통화량이 지금보다 더 풀린다면 과잉유동성이 걱정되는 만큼 통화량을 조절해야 한다” 며 “물가는 지금부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내년에는 4%를 넘어서게 된다” 고 말했다.

그는 경기과열 논란과 관련해 “부동산 주식시장 등에서 일부 과열조짐이 있지만 현재의 경기를 과열로 볼 수 없다” 며 “하반기에 과열위험이 있으나 위험 정도는 크지 않고 잠재성장률 범위라면 감내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