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창동 공항로 일대 전경(좌), 망원동 한강시민공원 전경
서울 마포구 성산동은 한때 ‘무리울’ 또는 무이동(武夷洞)으로 불렸다. 무리를 지어 다니지 않으면 위험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근 망원동은 1484년 월산대군이 정자를 세우면서 이름을 ‘먼 경치도 잘 볼 수 있다’는 ‘망원정(望遠亭)’으로 한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멀리서 바라보기에만 좋을 뿐 물난리가 심해 사람이 살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두 곳 모두 1900년대 초까지 경기 고양에 속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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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건너면 강서구 염창동 화곡동 등촌동이 있다. 염창동은 조선시대 서해안 염전에서 온 소금을 보관하는 염창(鹽倉)이 있던 곳. 화곡동과 등촌동은 소금창고를 중심으로 형성된 저잣거리로 구성돼 있었다. 1963년에야 김포에서 서울로 편입됐다.
성산대교를 사이에 두고 북단과 남단에서 마주보고 있는 성산동 망원동과 염창동 화곡동 등촌동은 이렇듯 서울의 변방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최근 두 곳이 서울 서부의 새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성산대교 남단은 김포공항 국제선 이전과 기존 노후아파트 재건축, 북단은 상암동 개발이라는 호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도심 접근성도 좋다. 반면 아파트값은 아직 낮은 편. 이에 따라 도심권에서 쓸 만한 집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의 눈길이 두 곳에 쏠리고 있다.
▽서울 서부권 ‘옐로칩’〓성산대교 남단과 북단이 신주거지로 거듭나고 있다는 증거는 아파트 분양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달 실시한 서울 2차 동시분양에서는 현진종합건설이 내놓은 망원동 아파트가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청약 경쟁률은 39.3 대 1.
작년 8차 동시분양에서는 등촌동 대동아파트가 5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으며 5차 때는 망원동 우림아파트가 청약경쟁률 2 대 1이라는 좋은 성적표를 거뒀다.
우림건설 김진경 고객지원실장은 “성산대교 남단은 재건축아파트가 대거 분양돼 주거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북단은 한강조망권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조성이라는 재료가 분위기를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양천구나 서대문구에 비해 집값이 싸다는 것도 매력이다. 등촌동 아파트 매매가는 평당 748만원. 부영아파트 32평형을 2억4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성산동 청구 34평형도 비슷한 수준.
전세금은 30평형대가 1억4000만∼1억6000만원 선. 성산동 현대공인 유영우 사장은 “강남과 인접한 강동과 분당 등지의 집값이 강세를 보여온 반면 성산대교 일대는 아직 저평가됐다”고 추천했다.
▽생활편의시설의 차이〓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곳인 만큼 생활편의시설은 차이를 보인다.
쇼핑시설은 성단대교 북단이 남단보다 풍부한 편. 신촌 현대백화점과 그레이스백화점 농수산물시장이 가깝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저층부에도 조만간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다.
교육시설도 다소 차이가 있다. 북단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학교가 많다. 반면 남단은 고등학교가 주류를 이룬다.
▽지하철이 관건〓교통여건은 아직까지 북단이 남단보다 좋다. 지하철 6호선과 성산로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가 가깝다. 출퇴근 시간에 성산동에서 광화문까지 자동차로 30분이면 닿는다.
남단은 공항로와 등촌로 남부순환도로가 있긴 하지만 주변 간선도로가 좁고 무질서하게 얽혀 있다. 출퇴근시간에 종로까지 40분가량 걸린다. 강남도 그리 가까운 편이 아니다.
하지만 2008년이면 사정이 달라진다. 서초구 반포지구로 바로 통하는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된다. 20분이면 닿는다. 실질적인 강남생활권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어떻게 바뀔까〓북단은 상암지구를 중심으로 한 20, 30평형대 주거지로, 남단은 재건축아파트가 주도하는 중대형 아파트촌으로 바뀐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망원동 대신공인 이시두 사장은 “상암동에 아파트 7000여가구가 들어서면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속속 구비되는 만큼 이 일대가 세련된 주거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상암지구 안에 정보미디어산업단지도 조성돼 자족기반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단은 화곡저밀도지구가 조만간 새 아파트촌으로 바뀐다. 공항 방면에 있는 마곡지구도 체계적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빌라나 단독주택도 재건축이 한창이다.
염창동 삼성공인 최주일 사장은 “9호선 역세권을 끼고 있는 아파트단지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서울 성산대교 남·북단 비교성산대교 남단구 분성산대교 북단강서구 등촌동 화곡동 염창동위치마포구 성산동 망원동2호선 당산역, 5호선 발산역 목동역 화곡역 까치산역지하철2호선 홍대입구역 합정역6호선 망원역 마포구청역 성산역올림픽대로 경인고속도로 남부순환도로 공항로 서부간선도로 등촌로주변도로내부순환도로 강변대로 성산대로지하철로 종로 40분, 강남 20분 도심권 진입시간(출퇴근시간대 기준)종로까지 자동차 25분강남권까지 지하철 40분그리스도신학대 서울시민대서울기능대교육시설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대일고 강서고 영일고 경복여고마포고 신성여고 명덕외고광성고 경성고 경성여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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