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딸기(왼쪽)와 나뭇잎 항균제를 뿌린 딸기. 보관한지 며칠이 지나자 보통 딸기는 상했지만 항균제를 뿌린 딸기는 싱싱하다.
나뭇잎으로 ‘천연 항균제’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대구대 강선철 교수(생물공학과)는 향나무, 대나무, 소나무 등 나뭇잎의 추출액으로 채소나 과일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천연 항균제를 개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지난해 미국 미생물학회에서 발표됐으며, 과학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이 개발한 항균제는 포도, 딸기 등 과일이나 채소를 상하게 하는 미생물을 죽이거나 생장을 억제해 이 식품들의 저장 기간을 2배 이상 높여준다. 예를 들어 나무에서 딴 지 3일이면 상하는 포도에 이 물질을 뿌리면 포도가 6일 이상 신선하게 보관된다.
특히 기존 항균제가 대부분 우리 몸에 해로운 유기합성 물질인데 비해 연구팀이 개발한 항균제는 나뭇잎에서 추출해 우리 몸이나 자연에 거의 해가 없다. ‘나뭇잎 항균제’는 과일, 채소뿐만 아니라 고기, 햄, 김치 등 다양한 음식에 사용할 수 있으며, 화장품 보관이나 생물농약, 항균 소재 등에도 쓰일 수 있다.
강 교수는 “과일은 저장 기간이 조금만 늘어나도 경제성이 크게 올라간다”며 “최근 이질, 대장균, O-157 등 미생물에 오염된 식품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사례가 잦은데 천연 항균제를 사용하면 이런 사태를 미리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