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선수가 오는 날입니다. 그 얼마나 그리웠던 이름입니까. 드디어 얼마 후면 잠실벌에서 그의 모습을 봅니다. 비가 옵니다. 그를 그리워했던 마음이 감동의 눈물이 되어서 하늘도 뿌려주는거 같습니다.”
16일 LG 트윈스 홈페이지에 뜬 한 팬의 글이다. 문구 하나하나에 ‘야생마’ 이상훈(31·사진)을 기다리는 절절함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LG팬에게 이상훈은 단순히 스타 이상의 의미를 갖는 존재. LG 트윈스 시절 그의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반항아적인 이미지에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 삼진아웃을 잡아낸 뒤 포효하는 포즈까지…. 그야말로 ‘LG의 이상훈’이 아니라 ‘이상훈의 LG’였다.
그런 이상훈이 16일 돌아왔다. 고국땅을 밟은 것은 미국 진출전인 99년말 귀국 이후 2년여만이다.
그동안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98년부터 2년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었고 2000년엔 미국프로야구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2년간 별다른 활약없이 마이너리그에서 전전하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재계약에 실패. 올해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새크라멘토 리버캣츠와 월봉 9000달러에 5개월간 계약을 맺었으나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고 팀을 나와버렸다.
이상훈은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거친 첫 한국인선수이자 이종범(기아) 정민철(한화)에 이어 해외무대에서 뛰다 국내 프로야구로 복귀한 세 번째 선수. 비록 미국야구에선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야구팬은 실패 여부에 상관없이 그의 복귀에 환호성을 울리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이종범에 이어 올해엔 ‘이상훈 바람’으로 야구장이 북적거릴 전망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