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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여객기 추락 참사]조종한 우신루씨…경력1년의 초보기장

입력 | 2002-04-16 18:27:00


15일 추락한 중국 여객기 우신루(31·吳新祿) 기장의 경력이 고작 1년 남짓이며 김해공항에서의 선회 착륙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중국 항공사의 느슨한 항공기 운영이 근본적인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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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4~5년 조종하면 기장자격

국가마다 조종사 양성 시스템에 차이가 있지만 기장 경력 1년에 해당 비행장 경험 5번은 국제선 기장 조건으로는 “너무 미흡하다”는 게 항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항공기 조종에는 기상 조건과 해당 공항의 지형 등 순간적인 판단을 요하는 사안이 많아 정해진 기준 외에 기장의 경험이 안전운항에 필수적인 요건.

실제로 사고기가 추락한 15일 김해공항에는 오전 7시39분까지 3편의 국내선이 도착했을 뿐 오전 8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도착 예정인 제주발 대한항공 1000편과 아시아나항공 8533편 등 8대의 국내선 비행기는 모두 회항했다.

부산지방항공청 항공관제실은 “처음 취항하는 노선의 경우 조종사가 해당 공항에 대한 경험을 수십 차례 쌓은 뒤 조종하는 게 보통”이라며 “다섯번의 취항 경험은 너무 적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 기장들은 김해공항에서 선회할 경우 돗대산 앞 아파트 건물이 보이기 전에 선회해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사고 여객기가 아파트 밖으로 선회한 점은 경험부족으로 지형 특성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5일 대구로 회항한 아시아나 8533편 문형곤 기장은 “당시 착륙 불가 상황은 아니었으나 안전운항을 위해 회항했다”며 “기준에 맞더라도 전적으로 기장의 판단이 안전운항에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중국측의 항공기 분류도 다소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고 기종인 보잉 767-200기의 경우 우 기장이 관제소에 시정 3200m, 운고 700피트 이상이면 착륙이 가능한 ‘찰리급’으로 고지, 당시의 기상조건(시정 4000m, 운고 1000피트)을 통과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경우 안전운항을 위해 767 기종보다 작은 737 기종을 ‘델타급’(시정 4800m, 운고 1100피트)으로 지정해 이날 회항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한 크기의 767-300 기종을 델타급으로 운용하고 있다.

찰리, 델타 등의 등급은 항공기 제작사의 권고안을 기준으로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게 운용한다. 국내 항공사들은 안전운항을 위해 권고안보다 다소 높게 기준을 정해 운용하고 있다.

사고기를 조종한 기장의 나이가 31세인데 부기장들의 나이도 28세, 30세로 젊은 것도 느슨한 항공기 운용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조종실 운영시스템을 마련해 조종사 배치시 출신, 나이, 지역 등을 서로 다르게 하는 게 통상적인 방식.

동일한 문화권의 조종사들이 같이 항공기를 조종할 경우 ‘판단 동일시의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 쪽이 군 출신일 경우 다른 한 명은 민간 출신 조종사를 배치하거나 연령도 세대차가 날 정도로 조를 짜는 것이 관례다.

사고기 생존자 김효수씨(34·여행사 직원)는 “30여 차례나 김해공항을 다녔지만 이번처럼 고도를 낮게 하고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지방항공청 항공관제실 관계자는 “조종사 경력, 배치, 항공기 분류 등으로 미뤄 중국측의 항공기 운용 방식이 매우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운용 방식이 사고를 부른 근본 원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해〓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