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객기 추락 사고로 숨진 탑승객들의 시신은 대부분 심하게 불에 타거나 팔 다리가 절단돼 유족들이 신원을 확인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시신 상태가 양호할 경우 2∼3일이면 신원 확인을 할 수 있으나 소실이나 부패 정도가 심할 경우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신원 확인이 어려울 때는 주로 △유전자(DNA) 감식법 △치아 감식법 △혈청학적 방법 △슈퍼 임포즈법(중첩기법) △지문 대조법 등이 동원된다.
유전자 감식법은 시체의 골수세포, 간세포, 신장세포의 유전자를 추출한 뒤 10만∼1억배로 증폭시켜 부모나 형제의 염색체와 비교해 상관 관계를 밝히는 방법.
오차가 100만분의 1 정도로 정확해 가장 많이 이용된다. 이 방법은 세포핵에 있는 염색체를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나 형제의 염색체 샘플만 있으면 신원을 거의 100% 가려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치아 감식법은 치아의 마모 정도와 구조로 신원을 파악해 내는 방법이다.
치아는 신체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으로 웬만한 화재에도 끄떡없이 원형이 보존된다. 또 지구상에 똑같은 구조를 가진 치아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신원 확인의 결정적 단서로 활용되고 있다.
장기에서 채취한 혈액의 정밀분석을 통해 혈액형을 파악한 뒤 부모의 혈액형과 비교하는 혈청학적 방법도 시체 감식에 종종 사용된다.
이 밖에도 시신의 훼손이 심할 경우에는 시신의 머리 부위에서 피부와 근육을 완전히 제거한 뒤 희생자의 얼굴 사진과 대조하는 슈퍼 임포즈법도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신원 확인에 가장 많이 쓰이는 지문 대조법은 이번 사고처럼 시신의 상당수가 불에 탔을 경우는 지문도 함께 없어지기 때문에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