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살아 있는 역사’ 제74회 동아수영대회(동아일보사 주최, 대한수영연맹 주관) 첫날 경기에서 수영 꿈나무의 탄생과 잊혀진 스타의 화려한 재기가 백미를 이뤘다.
16일 성남 제2종합운동장 실내수영장(경영, 수구)과 수원 경기체고 다이빙장(다이빙)에서 시작된 대회는 첫날부터 열띤 경쟁을 펼쳤다. 하루 동안 쏟아진 대회신기록만 41개.
이날 국내 수영대회로는 이례적으로 수영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관중으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는 12세 초등학생 수영 꿈나무 심기혁(서울 상명초 6년). 이날 배영 50m 남자초등부 예선에서 31초67을 기록, 대회신기록을 작성한 심기혁은 이어 결승에서도 30초33으로 거푸 대회신기록을 세웠다. 나흘 전 서울시 대회 자유형 50m에서 웬만한 성인선수보다 빠른 26초61을 기록한 바 있는 심기혁은 이날 배영에서도 선전, 만능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뚜렷이 보여줬다.
또 이날 재기를 꿈꾸는 ‘잊혀진 스타’ 조광제(22·동아대)는 평영 50m 남대부 결승에서29초76의 대회신기록으로 터치판을 두드렸다. 비록 자신이 98년 세운 한국신기록(28초60)을 깨지는 못했지만 복귀 후 3년 만에 최고기록으로 페이스를 꾸준히 올린다면 올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상위 입상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광제는 97년 부산동아시아대회 평영 100m 금메달리스트. 아직도 그가 보유하고 있는 평영 50m와 100m 한국최고기록은 아시아기록과 각각 0.55초, 2초33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 직전 대표팀을 이탈해 징계를 받은 그는 2년여의 공백을 깨고 2000년부터 대회에 출전했지만 예전의 명성에 걸맞은 활약이 없었으나 이날 동아대회를 통해 ‘방랑물개’의 이미지를 벗고 건재를 알렸다.
배영 50m와 100m 한국신기록 보유자 국가대표 성민(20·한국체대)은 이날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자유형 100m 남대부에서 51초87로 역시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며 1위로 들어와 자유형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출신들이 포진해 자존심 경쟁을 벌인 자유형 100m 남자일반부 결승에선 고윤호(24·강원도청)가 52초10의 대회신기록으로 한규철(21·삼진기업)과 일본 유학파 우철(24·상무) 등을 제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다이빙에선 국내 1인자 권경민(20·강원도청)이 1m 스프링 남자일반부에서 312.93을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강해영(제주중앙여중) 강수희(강원체고) 조미경(경성대)은 여중, 고, 대학부문에서 각각 1m 스프링과 3m 스프링을 모두 석권해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성남〓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