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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규총경 도피 배후 의혹

입력 | 2002-04-16 22:27:00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先·42)씨의 비리에 연루된 경찰청 특수수사과 최성규(崔成奎·52·총경) 전 과장의 해외 도피와 관련해 16일 배후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최 전 과장이 자신의 비리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인 11일 오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노인수(魯仁洙) 사정비서관을 만난 뒤 해외 도피까지의 일련의 행적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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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과장은 노 비서관과 만난 다음날 밤 서울 강남의 O호텔에서 최규선씨의 심야 대책회의에 참석했으며 대책회의 참석 사실이 KBS TV 밤 9시 뉴스에 보도된 13일 밤 경찰청 내 자신의 사무실에 들렀다가 14일 오전 10시반 홍콩으로 출국했다.

경찰청 하태신(河泰新) 감사관은 “최 전 과장이 15일 오전 9시반 캐세이퍼시픽항공 CX 777편을 이용해 홍콩에서 인도네시아로 출국했으며 큰사위가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 감사관은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협약이 체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최 전 과장이 이를 노린 것 같다”며 “최 전 과장의 혐의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데다 정상적인 여권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배 조치는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도네시아 주재관을 통해 최 전 과장의 소재 파악에 나서는 한편 최 전 과장의 가족들을 상대로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16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 등을 배경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최규선씨를 소환해 밤샘 조사했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홍걸씨에게 거액을 준 명목과 S건설 등 기업체에서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하고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체육복표 ‘스포츠 토토’를 발행하는 스포츠토토㈜의 대주주인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34)씨에게서 15억원을 받은 경위도 조사했다.

최씨는 당초 송씨에게서 해외펀드 자금 유치 대가로 10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송씨 측은 지난해 4, 5월 두 차례에 걸쳐 주식매매 알선 수수료 12억원과 외자유치를 위한 활동비 3억원 등 모두 15억원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씨가 실제 펀드에 자금을 유치한 실적이 없고 12억원이 65억원의 주식매매 알선료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큰 액수여서 돈을 준 배경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송씨 측은 “알선료 12억원 가운데 11억5000만원으로 TPI 주식을 사달라고 제안했으며 최씨가 받아들였다”며 “최씨가 주주가 되면 외자유치에 더욱 힘을 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