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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팀 ‘간판’ 만 바꿨다…경찰청 특수수사과가 기능맡아

입력 | 2002-04-16 23:19:00


해외도피중인 최성규(崔成奎) 총경이 책임자로 있었던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옷로비 의혹 사건 및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폐지된 옛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의 업무를 그대로 넘겨받아 수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00년 10월 정부가 사직동팀을 해체할 때 발표한 내용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어서 결국 특수수사과가 간판만 바뀐 ‘사직동팀’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는 사직동팀을 해체하면서 “해당 업무를 검찰 경찰의 수사 정보 기능에 맡겨 처리토록 하고 처리하기 곤란한 사건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실 산하 사정비서관실이나 공직기강 비서관실에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사직동팀이 해체되기 전까지 특수수사과는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무원 등의 비리에 대해 사직동팀이 수집한 첩보와 내사 사건 중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이 지시한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따라서 특수수사과가 처리하는 사건은 대통령 친인척이나 고위층 관련 사기 사건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직동팀이 해체된 뒤부터 특수수사과가 사직동팀의 업무인 첩보 수집과 내사까지 함께 했다.

이 때문에 사직동팀이 해체된 뒤 특수수사과의 직원이 10명 가량 늘어났다. 또 하명(下命)사건을 지시받고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서만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에 출입했던 이전 특수수사과장과는 달리 최 총경은 수시로 청와대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직동팀이 해체되기 전까지만 해도 특수수사과장은 직속 상관인 수사국장과 경찰청장에게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이 특별히 보안을 지시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보고해왔지만 사직동팀이 해체된 뒤에는 청와대와의 직거래가 크게 늘었다고 경찰 고위 간부들은 말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