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작년 5월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에게 민사소송 합의금 명목으로 미화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져 합의 배경과 합의금 출처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홍걸씨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윤석중(尹晳重·대통령비서관)씨가 올 1월 홍걸씨와 이 전 의원의 민사소송을 심리하는 캘리포니아 남부중앙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밝혀졌다.
윤씨는 답변서에서 홍걸씨는 작년 5월17일 이 전 의원에게 합의금으로 총 56만달러(약 7억2800만원)를 지급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답변서에는 또 윤씨와 홍걸씨가 이 전 의원의 소송비용 11만달러도 부담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돼 있다.
답변서에는 홍걸씨가 50만달러, 윤씨 자신이 5만달러를 주기로 했으며 이와 별도로 이 전 의원이 홍걸씨의 증언 신청을 철회하는 대가로 1만달러를 추가 지급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이 중 10만달러를 이 전 의원에게 지급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해 “홍걸씨 쪽에 간접 확인한 결과 홍걸씨는 이 전 의원이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해 대통령의 아들로서 사생활이 침해되는 등의 부담이 있고 소송비용도 감당하기 힘들어 이 전 의원이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측은 “홍걸씨가 이 전 의원과 합의한 금액은 56만달러이며 이미 지급한 10만달러는 로스앤젤레스의 외가 친척이 빌려줬다”며 “그 후 이 전 의원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합의가 무효됐다가 다시 이 전 의원과 조건 없이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의견 절충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홍걸씨가 미국에서 일정한 직업도 없이 대규모 주택을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생활비 출처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다 홍걸씨와 소송이 붙었으나 작년 5월 합의 후 소송을 취하했었다. 이 전 의원은 그러나 작년 7월 홍걸씨 측이 나머지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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