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충남 서산시 고북면 현대 A지구 농장에 추락한 공군 주력전투기 KF16의 사고원인이 엔진 결함으로 최종 확인됐다.
공군은 17일 “사고기의 엔진을 정밀조사한 결과 핵심부품인 ‘공기압축용 날개(블레이드)’ 60개 중 1개에서 제작 결함으로 인한 기포와 균열현상이 발견됐다”며 “문제의 블레이드가 파열되면서 전투기가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공군 관계자는 “사고기의 블레이드가 엔진 차단벽을 뚫고 외부의 연료도관을 파손한 점으로 미뤄 재질 결함과 함께 엔진 제작사의 설계 결함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공군은 또 다른 KF16 전투기에서 사고기와 같은 회사 제품 블레이드 180개를 표본 추출해 검사한 결과 5개에서 동일한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공군은 보상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관련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사고를 일으킨 블레이드의 제작업체는 KF16의 엔진을 제작한 미국 프렛앤드휘트니(P&W)사의 하청업체인 미국 H사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군은 보유 중인 117대의 KF16 중 H사 블레이드가 포함된 엔진을 장착한 80여대의 엔진블레이드를 이른 시일 내에 다른 회사제품으로 교체하고 H사의 블레이드가 포함된 다른 기종 전투기에 대해서는 미국 P&W사와 공동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즉시 교체가 가능한 블레이드의 재고물량이 40대분에 불과한 데다 부품교체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향후 2∼3개월간 훈련비행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