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학생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각 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최근 공대의 정보기술(IT)부문 전공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교환학생제도는 외국 대학과 학생교류협정을 맺어 국내 대학이 일정 기간 학생을 맞교환하는 제도.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교환학생 희망자는 어학 연수만을 염두에 둔 인문계열 학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공대 계열, 희망 대학도 일본 스웨덴 등 비(非)영어권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99년 두뇌한국(BK)21 사업의 멀티미디어 정보기술사업 대학으로 선정된 강원대는 2000년부터 해마다 70명가량의 공대 학생을 선발해 해외 대학으로 보내고 있다. 미국의 오클라호마 워싱턴 캘리포니아주립대와 호주의 모나시대 등 아직 영어권 대학이 주를 이루지만 활발한 IT 관련 전공 교류를 통해 외국 대학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평이다.
작년부터는 세계적으로 IT 기술력을 인정받는 인도의 e-Samsung UMIT 연수기관에도 학생을 보내기 시작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실력을 인정받아 현지 대학원에 특차 입학하거나 외국 기업에 입도선매로 채용되는 사례도 이제는 드문 일이 아니다. 강원대에서 작년까지 유학이나 해외 취업에 성공한 학생은 10여명에 이른다.
아주대는 연간 30여명의 공대 재학생들을 정보통신 대학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루레아대와 미국의 일리노이공대에 내보내고 있다. 작년에는 일본 후쿠오카공대에서 연수를 받은 학생이 세계적 전기전자회사인 히타치사(社)에 취업하기도 했다.
아주대 홍보실 김은희 과장은 “최근 국내 IT산업이 다시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 경험을 쌓으려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니가타대 공대 등 주로 일본 대학과 학생 교류를 하고 있는 인하대는 최근 학생들의 강력한 건의에 따라 교류 대학과 교류 학생 수를 대폭 늘려갈 방침이다.
강원대 제어계측공학과 김형종 교수는 “학생들이 IT선진국으로 불리는 외국 대학에 나가 큰 흐름을 직접 접해보는 것은 더없이 좋은 기회”라면서 “한국의 IT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큰 수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