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선배가 선동렬 선배의 기록을 깨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팀을 상대로는 안 된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또 이종범(32·기아)이었다. 전날 한화와의 대전경기에서 승리의 물꼬를 트는 안타와 도루로 동점득점을 올리며 역전승을 일궈냈던 이종범은 17일 경기에선 동점타와 역전득점의 1인2역으로 프로야구 통산 최다승 신기록(147승) 경신을 눈앞에 두고 호투하던 송진우를 한순간에 패전의 늪으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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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말 한화가 먼저 1점을 뽑아 0-1로 뒤진 5회초. 이종범은 2사후 장성호가 볼넷을 얻어 걸어나가자 송진우와 파울볼을 3개나 걷어내는 실랑이를 벌인 끝에 좌중간을 꿰뚫는 통렬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기아는 계속된 찬스에서 대타 신동주가 가운데 안타를 날려 이종범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7회에는 홍세완이 쐐기를 박는 2점홈런을 날린 데 힘입어 7-1로 대승. 기아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와 함께 지난해부터 대전구장 6연승, 원정경기 9연승의 기록을 이어갔다.
반면 5회 2사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송진우는 선발승리투수의 요건인 5이닝에 불과 1타자를 남겨둔 채 분루를 삼켜야 했고 7회 1사까지 던졌지만 8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기아는 선발 키퍼가 7회 1사까지 1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잘 막아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수원구장에선 기아와 공동선두인 현대가 2회 심정수의 선제 1점홈런을 비롯, 이숭용 박재홍의 클린업트리오가 팀타선을 이끌며 롯데에 6-1로 승리, 최근 6연승을 질주했다. 현대 선발 마일영은 롯데전 통산 4승 무패, 롯데 선발 문동환은 현대전 4연패의 천적관계를 유지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대전〓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