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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대선 르펜 ‘변수’… 지지율 13∼14%로 껑충

입력 | 2002-04-18 17:51:00


21일 프랑스 대선 1차투표가 임박한 가운데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73)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인 소프르와 BVA는 17일 르펜 당수의 지지율이 각각 13%, 14%라고 발표했다. 이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1차투표 지지율 18∼19%선과 비교할 때 불과 5%포인트 차이. 이달 초까지만 해도 르펜의 지지율은 9∼10%선에 머물렀었다.

르펜 당수는 자신이 1차투표 1, 2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극우파의 총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2∼3%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브뤼노 메그레 공화국민운동당(MNR) 후보(53) 지지자들에게 사표(死票)를 만들지 말고 자신에게 투표하라고 열을 올리고 있다.

메그레는 98년 FN에서 떨어져 나간 극우파 후보. 르펜은 다른 소수 우파 후보인 크리스틴 부탱(사회공화주의포럼)과 장 셍 조세(사냥낚시자연전통당)의 지지표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95년 대선 1차투표에서 15%까지 득표했다가 98년 유럽의회 선거 때 지지율이 6% 아래로 떨어졌던 르펜의 지지율이 이처럼 올라간 것은 프랑스 내외의 경기침체와 9·11 테러, 국내 범죄율 증가에 따른 불안심리에 힘입었다는 분석. 그의 이민 반대와 사형제 부활 등 극우적 공약이 치안과 안전을 우려하는 프랑스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것. 시라크 대통령와 조스팽 총리에 대한 기존 유권자의 불만과 양자 대결구도에 대한 식상 등도 르펜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됐다.

알제리전 참전 군인 출신인 르펜은 그동안 “나치의 유대인 학살 캠프는 역사에서 사소한 일이다” “흑인들이 많은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은 진정한 국가대표가 아니다”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었다.그런 그가 선거를 의식, 발언 수위를 낮춘 것도 지지율 상승에 보탬이 됐다. 르펜은 17일 열린 마르세유 유세에서도 “내가 비난하는 것은 인종이 아니라 범죄”라고 꼬리를 내렸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