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1%씩.’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밝힌 한국의 ‘16강 해법’이다. 월드컵 개막 때까지 16강 진출 가능성을 날마다 1%씩 끌어올려 100%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그 가능성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한국과 2002월드컵축구 조별리그 D조에서 맞붙을 세 팀이 18일 열린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하지 못했다. 특히 한국이 1승 제물로 꼽는 폴란드와 미국은 지난달 28일 평가전 패배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패배를 당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상대할 세 팀의 이날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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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조 역시 세네"
▼포르투갈▼
한국으로선 루이스 피구의 저지가 최대 과제임을 다시금 확인한 경기. 포르투갈은 이날 브라질과의 홈 평가전에서 피구의 위력을 과시하며 1-1로 비겨 지난달 말 핀란드와의 경기에서 1-4로 져 구겨진 체면을 어느 정도 세웠다.
포르투갈의 피구(오른족)가 브라질 에메르손의 밀착마크를 뿌리치며 드리블하고 있다
▽피구 묶이자 경기 못 풀어▽
피구는 후반 15분 콘세이상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해 선취점을 이끌어냈고 루이코스타가 빠진 포르투갈의 중원을 혼자 책임졌다.
그러나 피구는 포르투갈의 강점이자 약점. 이날도 공격을 피구에게 의존하다보니 피구가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로 묶이자 대안을 찾아내지 못하고 허둥대기도 했다.
포르투갈의 포백 수비진은 브라질의 거센 공격을 감당하기엔 벅차 보였다. 물론 상대가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딩요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점이 작용했겠지만 포르투갈은 수비에서 잦은 약점을 드러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폴란드▼
폴란드의 카우즈니(오른쪽)가 루마니아의 지오아네에게 한발 앞서 볼을 따내고 있다
▽활기찬 공격 구멍뚫린 수비▽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인 폴란드는 분명히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 한국이 빠른 패스로 강하게 압박하면 충분히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폴란드는 루마니아와의 홈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폴란드는 아기자기한 패스로 전진하기보다는 미드필드에서 한 번에 이어지는 긴 패스로 단숨에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팀. 이날 주공격수 올리사데베가 빠졌지만 폴란드는 같은 전략으로 전반 줄라프스키와 카우즈니가 줄기차게 루마니아 문전을 두드렸다. 그러나 활기찬 공격에 비해 수비에 큰 구멍을 드러낸 것. 장신의 폴란드 수비진은 공중볼 다툼에서는 강점을 보였으나 빠른 스피드를 갖춘 루마니아 공격수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골키퍼 두데크는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수 차례 선방해 불안한 수비력을 커버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미국▼
미국의 산네(22번)와 아일랜드의 킬베인이 볼을 향해 동시에 뛰어 오르고 있다
▽체력흔들…‘허리’부실▽
‘승부처는 후반, 측면 공략에 집중.’ 한국의 미국전 필승 키워드다. 한국이 1승 상대로 노리는 미국은 이날 아일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해 이탈리아, 독일전을 포함해 최근 세 차례의 원정 경기에서 연패를 당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날 미국의 패인은 지난달 독일과의 경기 때와 똑같았다. 독일전 때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로 7분 사이에 무려 3골이나 내줬던 미국은 이날 후반 무려 5명의 선수를 교체 투입해 새 진용을 짰으나 오히려 조직력이 무너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특히 미국 수비는 측면 공격에 취약한 모습을 되풀이해 이날도 모두 상대의 측면 센터링 상황에서 골을 내줬다. 하지만 미국은 부상으로 독일전 때 빠진 플레이메이커 레이나가 이날 공격을 주도하면서 상대 수비라인 뒷공간을 매섭게 파고드는 수준급의 공격력을 선보였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