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두번째 지역 경선이 실시된 18일 울산 대회에서도 ‘이회창(李會昌) 후보 독주’는 여전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이날 득표율(59.0%)은 인천 경선(13일) 때의 득표율(79.3%)보다 20%가량 낮았다. 대신 인천 경선에서 5.6%에 그쳤던 최병렬(崔秉烈) 후보가 27.2%를 득표, 종합득표에서 이부영(李富榮) 후보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이 후보 측은 인천 경선 때의 ‘독주’가 역풍을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해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하지 않은 결과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측근은 “최 후보가 예상보다 선전하긴 했지만 대세를 뒤집긴 어려운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또 영남 출신인 최 후보가 선전한 것은 최 후보의 경선 캠프 선대본부장이자 울산 출신인 최병국(崔炳國) 의원이 표를 몰아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향후 일정
지역
날짜
선거인 수(명)
제주
4.20(토)
676
강원
4.23(화)
1857
대구·경북
4.24(수)
5679
전북
4.27(토)
2030
부산·경남
4.28(일)
7002
대전·충남
4.30(화)
3531
광주·전남
5.2(목)
2717
경기
5.4(토)
8914
충북
5.7(화)
1513
서울
5.9(목)
10104
관심의 초점은 최 후보의 선전을 그의 ‘영남후보론’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사실 울산 대회는 영남에서 처음 실시되는 경선인만큼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로 주목을 받아왔다.
최 후보 측의 최구식(崔球植) 공보특보는 “이회창 후보 측의 조직선거가 여전했지만 영남권에서 교두보가 확보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지의 선거 관계자들은 “최 후보가 선전한 것은 울산이 ‘노풍’의 진원지일 뿐만 아니라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영남권의 ‘이회창 결집론’이 다소 이완된 탓도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여하튼 이회창 후보 측은 일단 ‘영남후보론’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씻어낸 듯하다. 앞으로 10개 지역의 대회가 남아 있지만 득표율에 집착하지 않고, 노무현 후보에 맞서는 ‘유일 주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키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 아들 비리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정면 대응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같은 맥락이다.
울산〓정연욱기자jyw11@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