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히딩크 사단’의 스트라이커 자리를 놓고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차두리(고려대)와 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의 희비가 확연히 엇갈리고있다.
21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차두리는 경기가 끝난 후 “아버지(차범근 전대표팀 감독)가 가장 기뻐할 것”이라며 “그동안 미안해서 연락도 제대로 못했는데 오늘 독일에 계신 아버지한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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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활약으로 차두리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 진입 경쟁에서 한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또한 자신을 둘러싼 시비를 잠재울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차두리는 청소년 대표로 선발하기에도 모자란다는 ‘자격론’부터 아버지를 잘 둔 덕분이라는 ‘후광효과’, 독일어가 통해 히딩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특혜론’ 등 갖은 소문에 마음 고생을 해왔다.
반면 이동국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이날 코스타리카전 전반 차두리가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본 이동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위밍업을 하며 히딩크 감독의 출전 명령을 기다렸다.
그러나 같이 몸을 풀던 현영민 최진철 이천수 최성용이 차례로 투입됐지만 이동국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로써 이동국은 해외파가 합류하는 중국과의 평가전때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이동국을 출전시키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히딩크 감독은 “실전이나 연습에서 선수 각자가 국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왜 포지션을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문을 두드린다면 23명에 대한 기회는 주어질 것이고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지만 이동국에게 기회가 남았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대구〓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