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는 재미있는 징크스가 많다. 그 중에서도 올들어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홀수해 짝수해 징크스’.
삼성 이승엽은 본격적으로 홈런을 치기 시작한 97년부터 지난해까지 홀수해에 징검다리 홈런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석권한 반면 현대 박재홍은 데뷔 첫해인 96년부터 2000년까지 짝수해마다 ‘30홈런-30도루’를 동시에 달성하는 기록의 사나이가 됐다.
이대로라면 올해는 박재홍이 네번째로 ‘30-30클럽’ 가입이 기대되는 반면 이승엽은 잠시 주춤해야 하는 게 순서. 그러나 시즌초 뚜껑을 연 결과 이들 두명의 슈퍼스타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맹타를 날리고 있다.
먼저 이승엽. 21일 SK와의 문학경기에 출전한 이승엽은 1-3으로 뒤진 6회 동점을 만드는 2점홈런을 쏘아올려 시즌 5호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승엽은 두산 우즈, 현대 박경완, 한화 송지만과 함께 올들어 처음으로 홈런 공동선두에 뛰어오르며 첫 짝수해 홈런왕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공교롭게도 홀수해만 되면 잦은 병치레를 했던 박재홍의 시즌 초반 상승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날아갈 듯하다.
줄곧 4할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홈런은 3개에 머물고 있지만 도루는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4개를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이 페이스면 올해도 ‘30-30클럽’ 가입은 무난할 전망.
한편 이날 현대는 한화와의 수원 홈경기에서 한화를 7-3으로 꺾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최근 11경기에서 7승3무1패의 상승세. 현대는 박재홍이 무안타에 그쳤지만 1회 이숭용 심정수의 연속 타점으로 2점을 뽑은 뒤 4-2로 쫓긴 5회 박진만이 시즌 첫 홈런을 3점포로 쏘아올려 쐐기를 박았다.
현대 특급 신인투수 조용준은 이날도 6-2로 앞선 6회 등판해 8회 1사까지 2와 3분의1이닝동안 1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 데뷔후 9경기 19이닝동안 평균자책 0의 행진을 이어갔다.
▽20일 전적
L G 6-4 두 산
기 아 11-10 롯 데
삼 성 6-3 S K
한 화 8-3 현 대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