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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기자의 논스톱슛]미국 '진짜실력' 분석 필요

입력 | 2002-04-22 18:11:00


“그들은 항상 웃겼지요. 마치 역도선수들처럼 몸에 달라붙는 짧은 타이트를 입고 육체미를 과시하는 것이 그들의 일과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공을 차는 것은 볼 수가 없고 훈련이라는게 운동장의 트랙을 종일 돌고 있는 정도였지요.”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에 출전한 미국축구대표팀을 묘사한 이 글에서는 약간의 조소가 섞여있다. 이처럼 미국축구대표팀은 항상 우스꽝스럽게 보여온게 사실. 그 이유는 미국에서는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에 비해 축구가 그다지 인기가 없다는 선입견과 함께 미국축구의 플레이스타일이 체력과 스피드 등 기본적인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해 단순하기만 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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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처럼 우습게만 보이는 미국축구가 월드컵 원년 멤버라는 사실과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를 격파한 대목에 이르면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미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4승1무12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4무10패를 기록중인 한국보다 앞서는 성적.

특히 94미국월드컵에서는 16강에 올라 우승국인 브라질과 접전 끝에 0-1로 패할 정도로 월드컵 무대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있다. 미국에 축구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20년대초였고 1930년을 전후해서는 일찌감치 프로축구팀이 생겼다.

어릴 때부터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미국인 답게 미국축구선수들은 기본 운동능력이 뛰어나다. 튼튼하고 잘 뛰고 잘 달리기 때문에 재간이 뛰어난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을 만나도 좀처럼 주눅이 들지 않는다.

현재 미국에는 메이저리그사커(MLS)라는 프로리그가 있다. 한국처럼 10개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배출된 훌륭한 선수들이 유럽으로 진출해 이름을 떨치고 있다.

한국이 2002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상대로 꼽고 있는 미국. 미국축구대표팀이 다른 국가에 한달여 앞서 23일 월드컵 엔트리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하루빨리 엔트리를 입수해 미국축구의 진짜 실력을 분석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