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16·본명 권보아)는 데뷔때부터 ‘인터내셔널 싱어’로 다듬어진 가수. 그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사장은 “한국의 음반 산업도 국제적 스타 개발에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1998년 오디션에서 보아를 처음 보고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보아는 일어와 영어 등 외국어를 비롯해 음악과 안무 등에 대해 고된 훈련을 받는다.
# 일본-유럽 등 다국적 작곡가 참가
파이낸셜 타임스 아시아판은 올해 2월 ‘한국의 대중음악이 세계로 진출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아를 가장 크게 소개하기도 했다.
보아는 2000년8월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뒤 지난해 일본으로 진출했으며 올해 3월 일본에서 첫 음반 ‘리슨 투 마이 하트’를 발표해 오리콘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일본에 진출한 지 1년만에 정상에 오른 셈.
4월중순, 한국에서 2집 ‘늘…’을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활동이 얼마나 바쁜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20, 21일 한국 TV 가요순위프로에 출연한 직후 22일 도쿄 FM이 주최한 ‘지구의 날’기념 콘서트에 출연했다.
“그렇지만 재미있어요. 친구와 수다를 떠는 등 사사로운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쉽지만 일을 즐기면서 하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어요.”
이번 음반은 다국적 작곡가 군단이 참가했다. 기획 단계에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의 작곡가들에게 100여곡을 받았으며 이중 네곡이 이번 음반에 수록됐다.
타이틀곡 ‘No.1’은 스웨덴 작곡가 지기의 곡으로 보아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유로 댄스가 어울리는 노래다. 특히 보아의 목소리는 10대 중반으로 믿기지 않을 만큼 어른스럽고 박진감있고 표현의 범위도 풍부하다. 댄스 동작은 일본 TV 무대에서도 통하는 고난도.
# 강타 "스펀지같이 감정흡수 빨라"
발라드 ‘늘‥’은 ‘H.O.T.’출신인 강타가 작사작곡에 편곡까지 한 노래다. 이 노래는 타이틀곡에 못지 않을 만큼 비중을 두는 노래로 사실상 공동 타이틀 방식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강타와 처음 작업했다는 보아는 “강타 오빠의 스케줄 때문에 새벽에 녹음했는데 겉보기와 달리 무척 엄해 혼 많이 났다”고. 강타는 “보아는 10대 가수로는 쉽지 않을 발라드의 애틋한 감정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노래했다”고 말했다.
음반은 이밖에 강한 리듬과 부드러운 코러스가 조화를 이룬 ‘샤이 러브’,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신비로운 전자음악이 어울린 ‘데이’를 비롯해 보아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로 미려한 선율감이 돋보이는 발라드 ‘디어 마이 러브’ 등을 받았다.
보아는 올해 중국으로 무대를 넓힐 예정. SM엔터테인먼트는 강타 문희준 ‘S.E.S’ ‘신화’ 등 자사 소속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중국 순회 콘서트에 보아를 등장시켜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보아가 중국에서 성공한다면 그 다음 무대는 미국. SM측은 “보아 진출건에 대해 미국내 프로듀서들과 오래전부터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