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경의선 철도 도로 연결공사를 위해 우리 측에 지뢰 제거 장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그러나 정부는 장비를 지원해주기보다 군사분계선에서 개성까지 경의선 북측 구간 12㎞에 묻힌 지뢰를 대신 제거해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이 달 초 평양을 방문한 임동원(林東源)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와 만난 자리에서 ‘경의선을 빨리 연결하자’며 지뢰제거 장비를 남측에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임 특보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하자 김 위원장은 “공사를 바로 시작하면 3개월이면 완공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이른 시일 내 비무장지대(DMZ) 공사에 착수해 10월 이전에 연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달 7일부터 3박4일간 서울에서 개최되는 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경의선 연결 문제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는 대로 연결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또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북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군사분계선∼개성구간 연결공사에 필요한 각종 자재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고하고 연결공사가 완료되면 도라산역에 상설면회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금강산육로관광을 위한 동해안 임시도로 개설공사를 다음달 중 착공할 계획이다.
현재 동해안도로는 우리측 1.2㎞, 북측 0.3㎞ 등 DMZ 내 1.5㎞만 연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지뢰제거와 노반공사를 감안하더라도 5월에 착공하면 연내 개통이 가능하다고 통일부 측은 설명했다.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