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기업]TV홈쇼핑 "변해야 산다"…차별화-타깃마케팅 총력

입력 | 2002-04-23 17:23:00


LG홈쇼핑과 CJ39쇼핑의 올해 1·4분기(1∼3월) 매출액은 각각 4219억원과 3094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성장세가 케이블TV 시청가구가 늘어나면서 ‘저절로’ 이뤄진 면이 크다고 분석한다. 작년 초 약 370만가구이던 케이블TV 시청가구가 올해 초 약 800만가구가 됐다.

동부증권 김호연 애널리스트는 “2003년 말경이면 1000만가구가 되면서 증가가 정체될 것”이라며 “소비자가 스스로 채널을 ‘찾아’ 구매할 만큼의 매력을 갖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적 팽창’을 나눠 갖던 홍쇼핑 업계에 ‘질적인 경쟁시대’가 오고 있다.

▽무작위 마케팅에서 타깃 마케팅으로〓LG홈쇼핑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올해 말부터 가동한다. 경영지원부문 최종삼 상무는 “이용자 수보다는 재구매율과 객단가(고객 1인당 구매액)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CJ39쇼핑도 작년 3월까지 CRM 도입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현재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CJ39쇼핑 영업마케팅실 신현재 이사는 “TV홈쇼핑은 무작위로 고객에게 접근하므로 e메일이나 우편발송 등이 가능한 카탈로그 판매와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타깃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와 CJ는 각각 2000년 5월과 2001년 8월에 인터넷쇼핑몰을 열었으며 현재 인터넷쇼핑몰 10위권에 들어있다.

▽독점상품을 확보하라〓LG투자증권 박진 애널리스트는 “고객의 로열티를 확보하려면 상품 기획력에 기반을 둔 채널간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CJ는 협력업체와 다양한 제휴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CJ의 자체브랜드(PB)제품인 ‘피델리아’는 두 시간 방송에 4억∼8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 현재 PB상품 비중은 15%에 이른다. 상품개발비를 제조업체에 지원하면서 공동기획하기도 한다. LG도 앙드레 김 등 유명 디자이너와 제휴를 맺고 상품을 독점 판매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영업본부 윤우홍 이사는 “고급백화점 이미지를 살려 고가 패션의류 등 고급 상품을 취급할 것”이라며 “해외상품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눈에 많이 띄어라〓채널편성권을 가진 케이블방송 송출업체(SO)를 통해 공중파 사이에 끼어있는 8번과 10번 채널을 잡기 위한 노력도 필사적이다.

LG CJ 현대는 SO들에 지분출자, 대출 등의 형식으로 각각 1100억원, 900억원, 500억원을 투자했다. 홈쇼핑업체들은 ‘낀 채널’ 사용 대가로 매출의 일정 비율을 SO에 지급한다.

홈쇼핑을 이용하지는 않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판촉전도 치열하다. 케이블TV 가시청 가구 중 실제 홈쇼핑 소비자는 20%가량. 업체들은 각종 공과금 고지서와 미니카탈로그를 함께 보내거나 ‘고객평가단’ 등 단기이벤트를 수시로 열고 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