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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JAPAN]한국가전업계 "최고급품으로 시장선점"

입력 | 2002-04-24 14:48:00


권율 장군으로 분장한 삼성전자 국내 영업 사업부 이상현 사장이 새로 승진한 간부에게 태사소사검(太師小賜劍·조선시대 관직에 지명되면 받던 검)을 전달한다. 장소는 임진왜란 때 3대 격전지중 하나인 행주산성. 이 사장은 “일본 가전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한국 유통시장에서 신입간부들은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한다”고 말한다.

얼마 전 삼성전자에서 있었던 실제 상황이다. 한국에 대한 일본 가전업계의 공세를 바라보는 한국 가전업계의 시각을 보여준다.

일본 가전업체들이 대대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자 한국 가전업체들은 갖가지 수성전략을 마련중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가전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집중적으로 들여와 한국 소비자를 공략하자 프로젝션 TV ‘파브’, DVD 플레이어 ‘콤보’, 양문형 냉장고 ‘지펠’ 등 고급형 히트 상품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 업체가 새 제품을 한국 시장에서 선보이는 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좋은 제품으로 고급 소비자를 사전에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또 일본제품이 강세인 디지털캠코더 시장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말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중 연달아 새 모델을 선보일 계획.

LG전자는 JVC 샤프 등이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 시장을 노리는데 대해 디지털 제품의 풀라인업을 조기에 완성하는 것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PDP TV, 프로젝션 TV의 주요 인치별 제품을 다 내놓아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다는 전략.

특히 PDP TV의 대표 브랜드인 엑스캔버스의 경우 월드컵 16강 진입을 기원하며 순금으로 ‘Xcanvas Gold’라는 라벨이 붙은 TV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 업체들은 서비스 및 물류체계를 더욱 보강해 고객의 요구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850개 서비스센터를 갖고있으며 인력은 8000여명이 투입돼 있다. 삼성화재와 연계해서 2년 동안 무상보증기간을 연장해 주며 5만원 가입비를 낼 경우 전담 서비스맨을 지정해주는 ‘서비스 주치의제’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대리점에서 디지털 제품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고화질금(HD) 디지털 TV 고객 평가단을 모집해 ‘고객과 함께 하는 LG’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