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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앙드레김 패션쇼'최지우-배용준 주연의 '패션오페라'

입력 | 2002-04-25 15:27:00


20세기 건축의 걸작인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패션 디자이너로서는 세계 최초로 앙드레 김에게 그 문을 열어 주었다. 22일 오후 8시 2700여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 메인 콘서트홀에서 열린 앙드레 김의 패션쇼. 객석을 거의 채운 호주 관객과 한국 교민들은 시종 탄성과 박수를 그치지 않았다. 특히 인기 TV 드라마 ‘겨울 연가’의 남녀주인공이었던 배용준과 최지우가 특별출연해 드라마틱한 무대 연기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문화관광부가 초청하고 주식회사 민교(대표이사 김선영)가 주관해 열린 이번 패션쇼는 앙드레 김이 호주에서 가진 두 번째 이벤트. 꽃과 용 무늬의 자수가 어우러져 화려한 궁중의상을 연상시키는 작품에서 빨강 검정 오렌지색의 화사하고 심플한 느낌의 타운웨어까지 다양하게 선보임으로써 동서양의 아름다움을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접목했다는 평을 받았다. 패션쇼에는 ‘2003년 스프링 & 서머 팬터지’ ‘로맨티시즘과 예술의 세계’ ‘동양왕실의 광시곡(狂詩曲)’ 등 다섯가지 테마로 나뉘어 총 158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쇼의 히어로는 단연 탤런트 배용준. 왕자풍 의상의 그가 무대에 등장하면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카치니의 아베마리아가 배경음악으로 깔린 마지막 무대에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최지우와 배용준이 포옹하듯 가까이 다가서는 장면이 연출됐다. 드라마에서 채 완성되지 못한 그들의 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보는 설정으로 앙드레 김의 패션쇼는 막을 내렸다.

행사를 관람한 전 주한 호주대사 부인 칼라 윌리엄스는 “한국의 패션 수준에 벅찬 감동을 느꼈다”며 “호주 사람들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데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앙드레 김은 “오페라하우스 무대를 고려해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나의 패션쇼는 의상발표회가 아니다. 한 편의 오페라와 같이 미술과 음악 연기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서의 패션쇼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앙드레 김은 73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개관 이래 최초의 패션쇼 개최 허가를 얻기 위해 이전의 패션쇼 비디오 테이프 등을 보여주며 주 정부를 1년 이상 설득했다고 밝혔다. 시드니〓송인회기자 ss04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