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세계 처음으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상용화한 한국이 월드컵 개막에 맞춰 2Mbps급 3세대 CDMA 서비스를 시작한다. (칠레 일간지 ‘엘 메르쿠리오’ )
144개 도시를 초고속인터넷망으로 연결한 한국은 올들어 3세대 휴대통신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 )
정보기술(IT) 산업이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리비아 일간지 ‘알 알랍’ )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둔 한국 IT 시장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3세대 CDMA(EV-DO), 초고속 무선 랜(LAN), 디지털TV 등 IT 신기술의 잇단 상용화로 한국이 각종 IT 신기술의 ‘집합장’ 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EV-DO나 초고속 무선랜 기술 등은 아직까지 본격적인 상용화 사례가 없어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있다.
2002년 월드컵은 한국 IT 산업의 이 같은 역동적인 모습을 전 세계 25억 인구 앞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 정부와 관련업계는 월드컵 개막식에 IT 퍼포먼스를 마련해 IMT-2000 단말기로 화상 통화하는 모습을 전 세계로 중계할 계획이다.
▽신기술 상용화, 줄 잇는다=케이블 없이 컴퓨터를 연결하는 무선 랜 시장은 요즘 활력이 넘친다.
KT(옛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이 초고속 무선 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서비스 및 장비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 유니콘정보시스템의 김성진 사장은 “올해에는 기존의 유선 랜 시장이 무선 랜 시장으로 빠르게 대체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EV-DO 서비스는 올들어 상용화한 대표적인 IT 서비스. 전송속도가 최고 2.4Mbps나 돼 이동하면서 화상(畵像)통화도 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SK텔레콤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상용화했고 KTF가 다음 달 시작한다. 두 회사는 월드컵 개막에 맞춰 상용화 지역을 전국 주요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지상파방송과 디지털 위성방송의 등장도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업체들은 월드컵과 고화질(HD) 방송의 본격화 등에 힘입어 디지털TV 보급대수가 연내에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닷넷(.NET) 등 차세대 웹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연말에는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은 IT 신기술의 집합장=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은 한국은 IT 분야의 ‘테스트 베드(시험장)’ 로서 매우 중요하다.
스콧 맥닐리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회장은 지난달 한국을 찾았을 때 한국 IT 산업의 저력으로 잘 발달된 IT 인프라를 꼽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MS의 스티브 발머 회장도 최근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고 밝혀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해외 업체들은 신기술 상용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IT 인프라가 좋은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유·무선 인터넷을 통합하는 차세대 웹서비스 시장을 놓고 격돌중인 썬과 MS는 대표적인 사례. 3세대 휴대전화 시장을 둘러싼 동기식(미국식)과 비동기식(유럽식) 진영의 기술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퀄컴은 KTF와 함께 무선인터넷 서비스 기술인 ‘브루’ 를 한국에서 최초로 상용화, 이 분야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신기술 상용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출=한국이 IT 분야 신기술 표준 경쟁의 중심지가 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시큐어소프트 김홍선 사장은 “한국의 IT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므로 한국시장에서 검증된 상품이 곧 세계적인 상품” 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최계영 정보통신분석팀장은 “핵심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 신기술 상용화 노하우를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부는 디지털 방송 도입에 따른 국내 생산유발 효과는 2005년까지 111조원, 수출 유발효과는 277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수출진흥센터 조성갑 원장은 “세계 최초의 3세대 CDMA 상용화 등 노력에 힘입어 이동통신 분야는 2005년 수출액이 350억달러, 세계 시장 점유율이 17.5%에 이를 것” 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