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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공명선거 유권자 손에 달렸다

입력 | 2002-04-25 18:32:00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 예정자들의 불법 선거운동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이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시작한 뒤 요즘 지방경찰청 기자실에는 ‘선거법 위반(광역의원 후보 예정자) 피의자 검거’ 등의 보도자료가 거의 매일 날아들고 있다.

돈이나 음식을 돌린 경우, 인터넷이나 인쇄물을 이용해 교묘하게 지지를 부탁하는 경우….

전국의 지방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 ‘홍보과’를 신설했다. 유권자에 대한 공명선거 홍보가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입후보 예정자에 대한 단속만으로는 불법 선거운동을 막기 어렵다는 것.

지역 선관위는 마라톤 행사장 등 주민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 자체적으로 마련한 캐릭터와 풍선 등을 이용해 공명선거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후보자 단속은 절반의 효과 밖에 없었다”며 “공명선거 분위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유권자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품이 오가는 불법 선거운동은 입후보 예정자나 유권자 쌍방의 잘못이지만 공명선거 풍토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권자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금품을 주고 받는 불법 선거운동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다.

금품을 뿌리고 당선된 정치인의 머리에선 ‘본전 생각’이 떠나지 않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재임 중 부정과 비리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축제처럼 즐거운 분위기에서 유능하고 훌륭한 인물을 뽑느냐 아니냐는 유권자의 태도에 달렸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