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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反르펜 시위 30여만명 참가

입력 | 2002-04-26 11:53:00


프랑스의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가 시라크 대통령에 이어 2위로 2차 투표에 진출한 이후 최대 규모의 반(反) 르펜 시위가 25일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졌다.

대부분 학생들로 구성된 30여만명의 시위대는 파리와 리옹, 낭트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르펜에 반대하는 문구를 담은 깃발을 든채 “우리는 모두 이민자의 후손들” 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특히 대다수 대학들은 학생들이 현재의 정치상황을 토론할 수 있도록 이날 하루 휴강조치를 내려 많은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예술 및 문화계 인사를 비롯해 지식인들과 유대교, 이슬람교 지도자, 인권단체와 각 정당들도 반 르펜 대열에 동참할 것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나섰다.

베르나르 앙리 레비와 앙드레 글릭스망 등 지식인들은 르몽드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결선투표에서 시라크 대통령을 지지해야 한다” 고 주장했으며 “종교 지도자들도 시라크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파리 현대미술박물관인 퐁피두 센터의 장 자크 아이용관장의 요청으로 오는 30일 박물관 앞에서 르펜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경찰은 이번 주말을 비롯해 노동절인 오는 5월1일 노조원들과 학생 등이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으로 보고 경찰력을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의 반 르펜 시위에 지지입장을 표명하면서 시위대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르펜 당수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출해야 한다” 고 당부했다.

르펜 당수는 이와 관련, “이번 시위는 교묘하게 조작된 것” 이라며 “시라크 대통령과 공산계열의 노조, 극단주의자들이 시위를 배후조종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그는 또 민영 TV인 LCI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5월5일 실시되는 결선투표에서 낙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며 “만약 30% 이하의 득표율을 보인다면 패배한 것으로 간주할 것” 이라고 호언장담했다.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