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축구’ 대 ‘공격축구’의 맞대결.
27일 오후 7시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할 한국과 중국 축구대표팀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은 두 팀 모두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력으로 불꽃 격돌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축구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맞붙은 건 2000년 10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 3, 4위전. 한국이 이동국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역대 전적 14승9무(90년 베이징 다이너스티컵 결승전에서의 한국 승부차기승은 공식집계에서 무승부로 처리)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양 팀 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면서 팀 컬러가 급격히 바뀐 데다 중국은 특히 2002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예선을 거쳐 사상 첫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룬 뒤 강한 담금질 과정을 거쳐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공수 양면에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토털사커. 수비 때는 최전방 공격수까지 압박에 가담해 상대의 패싱 공간을 원천 봉쇄하는 한편 볼을 뺏으면 즉시 최후방 수비라인이 하프라인까지 전진,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다. 과거 한국축구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대인마크와 롱패스에 의한 양 측면 돌파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월드컵 청부사’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대표팀은 전통의 높이와 스피드에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미했다. 포메이션은 미드필드를 다이아몬드형으로 배치한 미국대표팀과 유사하지만 플레이메이커 치훙(26·상하이 선화)을 축으로 짧은 원투 패스로 양 사이드를 치고 들어가는 공격 루트가 최근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아울러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 상황 때는 키 1m80 이상의 수비수들이 일제히 가담, 힘과 높이를 갖춘 중국축구의 전통적인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양 팀의 희비를 가를 열쇠는 번갈아 플레이메이커로 나설 한국의 ‘두 정환’ 윤정환 안정환과 중국의 공수 연결고리인 치훙. 미드필드에서부터 힘과 힘, 스피드와 스피드가 호각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역습 찬스 때의 날카로운 송곳 패스 한방에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한국은 특히 중국이 미국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포백을 쓰고 있는 만큼 이날 경기에서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모든 공격 루트를 총동원해 그 가능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25일 입국하자마자 한국전 대비훈련을 해 결전의 의지를 보였던 중국대표팀은 26일에는 문학경기장에서 그라운드 적응훈련을 했다. 이날 한국팀은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중국대표팀의 최근 경기를 비디오로 분석한 뒤 마무리 대비훈련을 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