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식도 근육을 느슨하게 해 위 속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로 인해 음식물을 아래로 내려보내는 데 필요한 식도의 꿈틀운동도 약해져 음식물이 식도에 멈춰 있다가 기도로 넘어가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센터 이풍렬(李豊烈) 교수팀이 최근 미국 소화기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비아그라가 정상 성인 남자의 식도운동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밝혀졌다.
이 교수팀은 8명의 정상 성인남자에게 비아그라를 먹게 한 뒤 위 속 음식물의 역류를 막아주는 식도 조임근의 압력을 조사했다.
이 결과 복용 전에는 압력이 20∼60㎜Hg로 정상이었지만 복용 뒤 10분이 지나자 2∼4㎜Hg로 10분의 1가량 감소했다.
이 교수는 “식도 조임근의 압력이 이렇게 떨어지는 이유는 비아그라가 음경 내 혈관 근육을 이완시켜 발기를 일으키듯이 식도 조임근도 이완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비아그라 복용 뒤 과식으로 위에 부담을 주면 위의 압력이 올라가 음식물이 역류될 가능성이 높다”며 “비아그라 약효가 지속되는 1∼2시간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한기자·의사 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