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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수출통한 세계화가 벤처의 살길”…벤처기업 세미나

입력 | 2002-04-26 18:32:00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벤처기업의 위기와 새싹' 세미나


“수출을 통해 세계화에 나서는 것만이 벤처업계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

“벤처기업은 대기업과 맞서는 게 아니라 협력을 통해 공존해야 하는데도 정부가 대기업의 대안으로서 벤처기업을 육성했던 게 실패의 원인이었다.”(전하진 네띠앙 사장)

“창업자는 역량이 닿는 단계까지만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고 능력 있는 CEO를 적절한 때에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벤처기업인들과 연구원, 정부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벤처기업의 위기와 새싹’ 세미나에서 벤처업계 위기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장 회장은 “벤처의 위기는 경영철학 부재와 단기간에 벤처기업을 육성하면서 생긴 사회적 위기가 맞물려 일어난 것”이라며 “벤처기업 스스로 분산된 사업목표를 수정하고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식으로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대기업과의 연대를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벤처실험 실패’의 원인으로 “정부는 벤처를 대기업을 대체할 집단으로 키웠고, 벤처업계의 CEO들은 역량도 없이 스스로 ‘빌 게이츠’가 된 듯이 행동했으며, 투자자들은 ‘묻지마 투자’를 통해 ‘눈먼 돈’을 벌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실패는 했지만 이를 통해 얻은 지적 자산을 버리지 말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정석 일신창업투자 사장은 “벤처기업에 투자한 뒤 수익을 거둬들이는 방법이 증시 상장으로 제한되면 ‘묻지마 투자’나 불건전한 투자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인수합병(M&A), 배당, 대기업과 협력관계 구축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도록 법률적, 세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수석연구원은 “한국식 벤처의 성공모델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식 벤처가 성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품으로 팔릴 수 있는 기술 개발 △세계에서 틈새시장 발굴 △지분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 것 △창업자라도 과감하게 CEO자리를 버릴 줄 알 것 △아웃소싱 전략 활용 등을 제안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벤처기업협회가 주관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한 이날 세미나에는 모두 400여명이 참석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