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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노총각 탈출' 윤상-김현철 "연하 신부 모두 부러워하죠"

입력 | 2002-04-28 17:32:00

가요계 노총각 4인방의 일원이었던 김현철(왼쪽) 윤상이 5,6월 결혼한다


《윤상 김현철 이현우 윤종신으로 이뤄진 가요계 노총각 4인방 중 2명이 동시에 ‘조직’(?)에 ‘배신’했다. 가수 겸 프로듀서인 윤상(34)과 김현철(33)이 각각 5월과 6월에 결혼하겠다고 발표한 것. 상대는 각각 7년 연하의 탤런트 심혜진씨(영화배우 심혜진과 동명이인)와 9년 연하의 발레리나 이경은씨.

두 사람의 갑작스런 ‘이탈’에 이현우(36)와 윤종신(32)은 “데뷔 시기가 서로 비슷해 형제처럼 자주 만나면서 장가를 가도 같이 가고, 못가도 같이 못가자고 약속했는데…”라며 떨떠름한 표정이다. 그래도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윤상과 김현철을 18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나 노총각 탈출기를 들었다.》

김현철(이하 김)〓현우형한테 “형 제치고 먼저 간다”고 했더니 충격받았나봐. 갑자기 한숨을 푹 내쉬며 “그것도 9년 연하랑…. 죽자, 죽어” 그러더라고.

윤상(이하 윤)〓그래도 종신이는 여유가 좀 있는 것 같아. 축하한다고, 아주 기뻐하던 걸. 한 명이라도 빨리 가야지 않겠냐고. 그런데 둘 씩이나 가게 됐으니….

김〓현우형도 농담이겠지만 어쨌든 빨리 가야될텐데….

윤〓나도 7년 연하와 결혼한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다들 놀라는 눈치야. 조용한 사람으로 알았는데 4년이나 연애를 했으니까.

이현우(왼쪽) 윤종신

김〓다들 엄청난 비결이라도 있는 줄 안다니까. 가족들이 함께 한 연말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오빠 동생’하고 지내다가 특별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냥 결혼할 사이겠거니…, 그렇게 된 건데 말이야.

윤〓우린 서로 결혼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한 잡지에 결혼한다는 기사가 났었어. 신부집에서화를 많이 내셨지. 멋진 프로포즈랄 건 없었어. 워낙 감정표현이 서툴러서. 그래도 불평 한마디 없이 내 마음을 알아주니까 고마울 따름이지. 신혼집은 미국 보스톤에 차릴 예정이야. 처형이 거기 살고 있거든. 나는 버클리 음대에서, ‘처될 사람’은 보스톤대에서 유학을 할 예정이야. 제 3세계 음악에 관심이 많아 미국은 좀 피하고 싶었는데, 내 마음대로 안되더라고.

김〓혼자 살 때야 어디서 뭘 하든 누가 뭐라겠어. 특히 음악하는 이들은 밤에 일이 잘돼서 낮밤이 뒤바뀐 생활을 하잖아. 나부터도 그런 경향이 있고.

윤〓얼마전 라디오 아침프로(윤상의 음악살롱) 진행하던 걸 그만뒀는데, 정말 힘들더라고. 처음엔 ‘인간 한 번 되보겠다’고 시작했지. 도저히 안되겠더만.

김〓이제는 남들처럼 규칙적으로 살아야지. 요즘 ‘여보’라는 말을 연습 중이야. 나는 예전부터 ‘여보’라는 말이 그렇게 해보고 싶더라고. 아기 낳으면 ‘애기엄마’.(웃음) 난 아기를 좋아해서 빨리 애가 생겼으면 좋겠어.

윤〓그래. 너 꼭 닮은 떡두꺼비같은 딸 낳아라.(웃음) 우린 공부 때문에 애는 좀 나중에 나려고. 신혼을 즐겨야지.

김〓어쨌든 이제 아침마다 ‘뜨신 밥’ 먹을 수 있게 됐네. 난 국이 없으면 아침을 못 먹거든. 그거 하나는 약속했지. 아침마다 맛있는 국 끓여주기로.

윤〓요즘 세상에 너무 ‘간 큰 남자’ 아니야?(웃음)

김〓새음반 나왔지? 반응은 어때?

윤〓아직 나온지 1주일밖에 안돼서…. 이번에도 제 3세계 음악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노래들이야. 나이가 들수록 미국 팝이 싫어져. 패스트푸드처럼 질리는 기분이야.

김〓내 음반은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발라드곡을 주로 실었어. 사실 듣기 쉬운 노래가 만들긴 더 어려운건데.

윤〓그러고보면 10여년을 알고 지낸 사이인데도 서로의 음악에 대해선 그동안 일절 말을 안했지? 가장 민감한 부분이니까 알아서 건드리지 않는거지.

김〓알고보면 성격이나 취향, 하다못해 좋아하는 술과 안주도 다른데 친한 거 보면 신기해. 나는 소주에 찌개, 너는 양주에 햄치즈.

윤〓난 소년, 넌 아저씨. (분위기가 잠시 험악해지자) 농담이야 농담.

김〓공연 때문에 신혼여행도 미뤘다며?

윤〓5월 21일 파울루 조빔 내한공연 무대에 출연하게 됐어. 너무 욕심나는 무대라 불가피하게 신혼여행을 연기했지. 꿈에 그리던 신혼여행인데 말이야.

두 사람은 쑥스러운지 인터뷰 내내 심드렁한 척, 무덤덤한 척 하려 애를 썼지만 결혼 얘기가 나올 때마다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 “나중에 아기 생기면 같이 놀러다니자”고 약속하며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며 저 넓따란 등에 업힌 아기를 오버랩시켜 보니, 그런대로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김수경기자 skkim@donga.com